자치소식

“엄마에 휴식 주자” 아이 대동 아빠모임 ‘인기’

서울시, 직장부모 커뮤니티 16 → 19개 자치구로 확대

등록 : 2018-04-26 15:21 수정 : 2018-04-27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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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팀 선정해 컨설팅 등 지원

아빠 커뮤니티는 3 → 8개 늘어

2014년 7개 팀 시작…올해 5년차

자녀와 유대감, 일·가정 양립 효과

지난해 6월10일 성동구 마장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아이들과 운동회를 하는 마장초 아버지회. 2010년부터 봄이 오면 운동장에서 1박2일 캠핑을 한다. 마장초 아버지회 제공

성동구 마장초등학교 아버지회에는 처음 생긴 2010년부터 계속 이어온 전통이 있다. 5~6월쯤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아이들과 1박2일 캠핑을 하는 것이다.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은 뒤 학교 체육관에서 운동회를 벌인다. 둘째 날에는 물풍선·물총 놀이로 흠뻑 젖기도 한다. 운동장의 쓰레기를 줍고 집에 돌아온 아이들은 “아빠모임, 언제 또 하느냐”며 다음을 기다린다.

3학년 리온이 아빠 원우영(37)씨는 오는 6월9~10일 캠프에 6살짜리 리우도 데려갈 예정이다. “미취학 아동까지 아빠가 다 데려가서 엄마에게 휴식을 주자는 것도 모임의 한 취지”라며 “선배 아빠들이 아이들과 소통하며 관계를 풀어가는 법을 조언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17명의 아빠는 오는 4월29일 아이들과 함께 서대문구 경찰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로 견학 가기로 했다. 아빠 가운데 경찰관이 있어 기획한 직업체험 활동이다.

올해로 5년차를 맞는 서울시 ‘직장부모 커뮤니티’에서 아빠모임의 활약상이 눈에 띈다. 지난해 16개 자치구 24개 팀이 활동했지만, 올해는 19개 자치구 25개 팀(신규 18팀, 연속 7팀)으로 늘어났다. 아빠들이 주도하는 직장대디 커뮤니티가 지난해 3개 팀에서 8개 팀으로 2.5배 급증했다. 윤희천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은 “요즘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나아가 이런 변화가 직장맘들의 고충을 덜고 궁극적으로 일·생활 균형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선정된 서대문구 직장대디 커뮤니티 ‘놀공’(놀면서 공부한다)은 ‘우리 가족이 만드는 우리 집 가구’(우가우가) 프로젝트로 가족과 함께 가구를 만들며 가족애도 키우고 이웃 나눔까지 실천하는 모임이다.

2년차를 맞는 광진구 ‘아빠의 요리로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 모임은 한 유치원의 아빠 참여수업에서 만난 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열심히 요리를 배워 가족은 물론 이웃과 음식을 나누고 있다. 자신은 물론 자녀, 배우자, 이웃과의 관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밖에도 직장맘 커뮤니티 8개 팀과 혼합(직장대디·직장맘) 커뮤니티 9개 팀이 4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아이들의 체험학교에서 만난 직장맘들이 즐겁게 함께 놀아보자고 만든 ‘우리는 이웃 랄랄라’는 아빠들이 동참하면서 가족모임으로 발전했다. 성교육, 아빠 심리, 감성 코칭, 공동텃밭 운영, 밥상 나눔, 여행, 어울림돗자리장터와 가족 캠핑 등 공동체 활동을 체험했다. 올해 2년차 활동을 시작하며 이웃과 함께하고 좀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서울시의 직장부모 커뮤니티 사업은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며 고립되기 쉬운 직장부모들이 커뮤니티 활동으로 내 아이, 내 가족, 우리 마을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위탁운영한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가 진행한다.

2014년 7개 커뮤니티로 시작해 2015년 8개 팀, 2016년 19개 팀으로 계속 확대됐다. 부모와 아이의 놀이, 공동육아, 교육 프로그램 진행 같은 전통 사업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 발달장애아동 부모 모임, 부모 힐링 프로그램, 역사탐방 등 사업 영역이 점점 풍부해지고 다양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직장부모 커뮤니티 24개 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자녀와 유대감 향상(24%), 지역주민과 우호 관계 형성(29%) 배우자와 관계 개선(3%)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 교육, 가족 동반 활동, 힐링 프로그램 등의 호응도가 높았다. 또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생활 태도에 변화를 주는 등 직장에 다니는 부모의 삶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윤희천 담당관은 “직장부모들이 일과 육아로 바빠 따로 모임을 하기 어려운데, 같은 고민을 가진 가족끼리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삶의 활력을 얻는다”며 “앞으로도 찾아가는 맞춤형 컨설팅, 부모 교육, 활동 공간 확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직장부모들의 일·생활 균형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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