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시 전자정부 시스템 배우러 왔어요”

타이 정부 연구기관 ‘케이피아이’(KPI) 방문단 동행기

등록 : 2017-10-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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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의 장과 공무원 35명 참여

교통정보센터·IOT 실증 사업 탐방

시민 중심 행정의 모범사례에 감탄

정부·시민·기업 협력 매뉴얼 만들터

(왼쪽부터) 지난 9월19일 오후 타이 지방정부의 장과 공무원 35명이 참여한 방문단은 북촌 한옥마을 초입에 설치된 스마트쓰레기통과 안심부스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북촌한옥지원센터에서 화재감지 시스템을 둘러봤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탐 카낫니(이 정도까지 하다니), 디이 막(차암 좋다)!” “이얌(대단하다)!”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시청 지하 3층 교통정보센터(TOPIS·토피스)에서 타이 방문단 35명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타이 정부의 연구기관인 케이피아이(KPI, King Prajadhipok’s Institute, 학술활동과 공무원 교육) 주관으로 타이 지방정부의 장과 공무원으로 이뤄진 방문단이 스마트시티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타이는 지난해 국왕 서거 이후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 이번 방문은 이런 움직임의 하나로 4박5일간 진행됐다.

“교통정보센터의 주요 업무는 교통정보 제공뿐 아니라, 폭우나 폭설 등의 자연재난에 대한 대응, 테러 발생 때 합동지휘본부 역할 등 3가지이다.” 양윤계 서울시 교통정보과 주무관은 교통정보센터의 운영에 대한 소개로 안내를 시작했다. 동영상 상영과 함께 양 주무관이 색깔과 번호를 활용하는 버스 운영시스템 등 서울의 교통체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열중해 수첩에 기록하거나 휴대폰이나 태블릿피시로 녹화를 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실시간 속도와 차량 위치를 알려주는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서울시 전역의 871개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활용해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교통 상황 정보를 볼 수 있어, 시민들이 막힌 곳을 피해 돌아가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양 주무관의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끄떡이며 옆 사람과 의견을 나누느라 잠시 웅성거리기도 했다. “유리 깨지는 소리, 싸우는 소리 등 위험 상황이 감지되면 주변의 5개 시시티브이가 동시에 그쪽으로 돌아가,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에 참가자들은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질문 시간에는 ‘교통시스템은 누가 만들었는지, 교통 데이터는 어떻게 이용하고 시민에게 공개하는지, 교통 안내 전광판이 고장 나면 어떻게 하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들을 쉼 없이 이어갔다. “타이도 서울시와 같은 교통 시스템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양 주무관은 호환성을 강조했다. “시스템 만들 때부터 차량 속도, 지하철 정보, 시시티브이, 주차장 정보 등 여러 시스템이 통합되어야 한다. 만약 여러 시스템이 호환되지 않으면 시스템 수명이 3년밖에 가지 않는다.”

참가단은 오후에 북촌 한옥마을을 찾아 스마트쓰레기통, 따릉이, 안심부스 등 서울시의 사물인터넷(IOT) 실증 사업 현장을 돌아봤다. 서울시가 사물인터넷 스타트업(신생혁신기업)과 협업해 시범 실증단지를 만들어 서비스하는 풍문여고 근처의 현장에서, 김현곤 서울시 사물인터넷정책팀 주무관은 “스마트쓰레기통은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쓰레기가 담긴 양을 데이터화하고, 이것을 청소차 운영 시간과 동선에 활용하고 있다. 따릉이는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공공자전거로, 서울의 160여 대여소에서 교통카드와 스마트폰으로 빌리고 반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심부스’ 시스템에는 여성 참가자들이 더 관심을 보였다. 서울시는 공중전화 부스를 이용해서 안심부스로 활용하고 있는데, 범죄 위협을 받을 경우 공중전화 부스로 대피해서 안심버튼을 누르면 문이 자동으로 닫혀 외부와 차단된다. 이어 사이렌이 울리고 경광등이 작동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안심부스는 112(인근 지구대) 자동연결시스템과도 연계되어 있으며 시시티브이 녹화와 스마트 미디어로 범인 인상 녹화 기능도 있어 범인 검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나롱차이 쿤쁠름 샌숙 시장은 “유명 관광지인 방샌 해변을 찾는 많은 여행객을 위해 안심벨과 안심부스 등 안전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촌 한옥지원센터에서는 한옥의 화재감지 시스템을 둘러봤다. 목조건물인 한옥에 온도, 습도, 연기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센서를 달아 유사시 바로 소방서로 연결되는 스마트 소방방재 시스템이다. 참가자들은 한옥 마당에 둘러앉아 첨단기술이 곁들여진 한옥의 멋스러움을 잠시 즐기기도 했다. 솜짜이 수완수파나 푸껫 시장은 푸껫은 홍수가 잦은 편이라며 “서울시의 첨단기술을 활용하면 재해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단장인 오라타이 꼭폰 케이피아이 부총장은 스마트시티는 시민 중심 행정의 모범적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서울시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타이의 지방정부, 시민, 기업이 같이 힘을 합치는 민관 협력 방식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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