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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6개월 씨름, 서울시에 첫 정책 제안

신도원·이은지씨 동아리 회원 ‘과속구간 파악해 사고방지 제안’

등록 : 2017-09-21 15:04 수정 : 2017-09-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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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대학생 빅데이터 연합동아리인 ‘보아즈’(BOAZ) 회원인 신도원(사진 왼쪽)씨와 이은지씨가 지난 9월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빅데이터캠퍼스에서 녹색교통운동의 자전거 앱 빅데이터를 분석해 서울시에 자전거 관련 정책을 건의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전거 과속구간을 파악한 뒤 서울시에 사고방지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신도원(중앙대학교 통계학과 4년)씨와 이은지(이화여대 영문학과 졸업)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6개월간 빅데이터와 씨름한 끝에 서울시에 ‘빅데이터 관련 정책 제안’을 처음으로 한 시민들이 됐다. 두 사람은 이성훈(고려대 통계학과 졸업), 박근한(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졸업), 고태영(한양대 산업공학과 졸업), 이주경(국민대 데이터사이언학 석사 졸업) 등 다른 4명의 빅데이터 대학연합동아리 ‘보아즈’(BOAZ, Bigdata is Our A to Z) 회원들과 함께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시민단체인 ‘녹색교통운동’의 2012년 자전거 앱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했다.

2013년 9월 국내 첫 빅데이터 대학연합동아리로 출범한 보아즈는 가입 뒤 1년 동안 함께 빅데이터 학습을 한 뒤 이후 빅데이터 관련 활동을 하는 동아리다. 신씨와 이씨도 2016년 7월 1년 과정을 수료한 상태에서 빅데이터캠퍼스 쪽 연락을 받았다. 녹색교통운동이 자체 개발한 자전거 앱에 담긴 데이터 분석을 재능기부 형태로 해주었으면 하는 요청이었다. 두 사람과 함께 보아즈 회원 네명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씨는 “처음에 받은 데이터는 2테라바이트나 되는 큰 용량의 비정형 데이터였다. 복잡한 여러 정보 가운데 시간이랑 위치, 속도, 통행량 등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나 결국 뽑아낸 데이터로 과속지점과 통행량이 많은 곳을 찾아낸 뒤, 서울시에 사고방지 방안과 함께 적합한 편의점 설치 위치를 제안했다”고 되돌아본다.

이상이 서울시 빅데이터기획팀장은 “현재 서울시 공용자전거인 따릉이 데이터도 모두 저장되고 있다. 학생들의 선구적 작업이 이후 따릉이 빅데이터 분석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에서는 학생들의 이런 공로를 인정해 지난 2월 초 두 사람을 포함해 6명의 학생에게 서울시장 표창을 줬다.

신씨는 빅데이터를 실제로 다뤄본 경험과 관련해 “앞으로 빅데이터가 사람들의 일상으로 좀 더 퍼져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이익을 얻으려거나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 외에도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빅데이터에 접근해 파악하고 공유하는 시민들의 활동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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