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바벨 무게를 계속 올려야 할까?

운동은 투자다 l 근육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록 : 2026-10-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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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바벨로 훈련 중인 한 여성.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에도 40㎏을 들었는데 이번 달에도 똑같아요. 운동 능력이 정체된 걸까요?”

회원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이다. 운동 시작 초기에는 매주 바벨 무게가 늘어나고 반복 횟수도 증가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중량이 쉽게 늘지 않는다. 그러면 많은 사람이 자신의 운동이 더는 발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동의 발전을 바벨에 끼워진 원판 무게만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운동과학에는 ‘점진적 과부하’(Pro gressive Overload)라는 개념이 있다. 신체가 현재의 운동 자극에 적응하면 그에 맞춰 훈련의 요구 수준을 점차 높여야 한다는 원리다. 근력과 근육량을 향상하기 위한 저항 운동의 기본 원칙 가운데 하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부하가 반드시 중량 증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바벨 40㎏을 들고 스을 8회 수행하던 사람이 몇 주 뒤 같은 무게로 12회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무게는 변하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더 많은 반복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같은 무게와 반복 횟수를 유지하면서도 동작의 가동범위가 넓어지거나 불필요한 반동이 줄었다면 이 역시 움직임의 질이 개선된 사례로 볼 수 있다.

반복 횟수와 세트 수, 운동 가동범위, 동작 안정성 등은 모두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언제나 동일한 수준의 근육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운동의 목적에 따 라 어떤 변수를 조절할지 달라져야 한다.

최근 저항운동 연구에서도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2022년 발표된 플롯킨과 동료들의 연구에서는 저항운동 경험이 있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중량을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과 반복 횟수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비교했다. 8주간의 훈련 결과 두 방법 모두 근육 두께와 근력을 향상했으며 근비대에서는 집단 간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근육 성장을 위해 반드시 중량을 높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단일 연구 결과인 만큼 모든 운동과 대상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는 없다. 근육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중량이라는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근육이 경험하는 기계적 긴장과 충분한 노력 수준, 전체적인 훈련 자극이다.


그렇다고 무게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대 근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상대적으로 높은 중량을 다루는 훈련이 중요하다. 실제로 저중량과 고중량 저항운동을 비교한 여러 메타분석 에서는 충분한 노력 수준을 확보할 경우 근비대는 폭넓은 중량 범위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최대 근력 향상은 고중량 훈련이 더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

결국 근육을 크게 만드는 훈련과 더 무거운 무게를 드는 훈련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50대 회원이 처음에는 스 30㎏을 수행하면서 균형을 잡기 어려워했다고 가정해보자. 몇 달 뒤 같은 30㎏으로 더 깊고 안정적인 스을 수행하고, 운동 후에도 충분한 여유가 남는다면 그 사람의 신체 능력은 분명 달라진 것이다. 이때 무조건 중량을 높이기보다 움직임의 안정성을 확보한 뒤 반복 횟수나 중량을 조절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반대로 운동 경험이 충분한 사람이 몇 달 동안 같은 중량과 반복 횟수, 세트 수를 유지하면서 모든 운동을 여유롭게 끝낸다면 새로운 적응을 이끌어낼 자극이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 즉 점진적 과부하란 무조건 더 힘들게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신체 능력과 운동 목적에 맞춰 훈련의 요구 수준을 조절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운동 능력은 매주 일정한 속도로 향상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수면이 부족하거나 업무로 피로가 쌓인 날에는 같은 무게라도 평소보다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충분히 회복한 날에는 같은 무게를 더 가볍게 다룰 수도 있다. 따라서 지난주보다 중량이 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운동이 정체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운동 기록은 하루가 아니라 몇 주, 몇 달의 흐름으로 살펴봐야 한다.

물론 모든 변화가 곧바로 근육량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초기 근력 향상에는 신경계의 적응과 운동 기술 개선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운동 기록 향상과 실제 근육 성장은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중량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자신의 몸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한 사람에게는 맨몸 스 10회가 충분한 도전일 수 있다. 반면 오랫동안 운동한 사람에게는 100㎏의 스도 익숙한 자극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5㎏을 더 드는 것이 발전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같은 무게를 더 안정적으로 다루는 것이 발전이다.

바벨의 무게가 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몇 킬로그램을 들었느냐보다 과거의 나보다 무엇을 더 잘할 수 있게 되었느냐다.

박태윤 힐앤필PT&필라테스 대표

박태윤 힐앤필PT&필라테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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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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