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하는 시민 안전 챙기는 조례

이런 조례! 저런 조례! l 서울특별시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안전보건 지원 조례

등록 : 2026-09-24 09:53 수정 : 2026-09-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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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해 3월 서소문청사에서 사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관리감독자의 안전보건 역량을 높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본청·사업소 관리감독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관리감독자 안전보건 교육’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28일 산업재해노동자의 날을 맞아 “‘산재 사망률 오이시디 (OECD) 1위’의 오명 앞에서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라는 성취는 결코 자랑스러울 수 없다”며 산재 근절을 위한 법·제도 정비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산재 근절은 국민주권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라며 “‘안전에 기반 한 지속 가능한 성장’ 역시 결코 흔들릴 수 없는 국정의 핵심 원칙”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러한 국정 기조에 따른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과 노사 협력이 더해져 올해 1분기 산재 사망자가 전년 대비 17.5%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산재 사망자도 253명(232 건)으로 전년 동기(287명, 278건) 대비 34명 (11.8%), 46건(16.5%)이 줄어들었다. 광역자치 단체별로 보면 경기도가 4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28명), 경남·대전(각 22명), 서울·전남(각 21명), 충남(17명), 인천(15명) 등의 순이었다. 서울의 경우 전년 동기에 비해 10명이 줄어들긴 했으나 한 달 평균 4명 가까운 노동자가 일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고용노동부 통계).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한국은 2023년 산재 사고사망만인율(근로자 1만 명당 산재 사고 사망자 수)이 0.39명으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 6위에 해당하는 산재 사망사고 다발 국가다. OECD 평균(0.26명)보다 높다. 산업재해 초기 통계가 존재하는 1970년대 이후 크게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주요 선진국과의 격차는 여전하다.

산재 사고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의회도 2019년 12월20일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안전보건 지원 제정조례 안’을 통과시켰다. 경기도는 한 해 전인 2018 년 3월 같은 명칭의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서울시 산재 예방 조례안은 산업현장과 노동환경의 변화에 맞춰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노동안전보건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명시했다. 단순히 사고 발생 이후의 대책을 세우는데 그치지 않고 위험요인을 미리 찾아내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노동자’를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사람으로 폭넓게 규정한 점이 눈에 띈다. ‘사업주’ 역시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노동자의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다양한 형태로 일하는 사람을 산업재해 예방정책의 틀안에서 바라보겠다는 취지다. 조례 적용 대상은 서울시와 소속 행정기관, 서울시의 공사· 공단 및 출자·출연기관과 그 자회사가 관리 하는 사업장의 노동자와 사업주로 정했다.

서울시장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담았다. 시장에게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하고 필요하면 고용노동부 등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노동단체 등과 노동 안전보건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고 노동자와 사업주에게 필요한 교육과 사업, 안전 장비 등의 지원도 추진할 수 있게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3년마다 ‘노동안전보건 기본계획’을 세우도록 한 것이다. 기본계획에는 노동환경이 취약한 분야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지원사업, 분야별 노동안전보건 대책, 위험·유해 도급과 관련한 규정, 안전보건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등이 포함된다. 사업장의 이행 실태를 현장에서 점검하고 교육·컨설팅과 시정조치를 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본계획에 따라 산업재해 예방사업 예산과 노동 취약계층에 대한 사업계획을 포함한 시행계획을 매년 수립하도록 했고, 서울시가 직접 관리하는 기관의 노동안전보건 추진 성과를 평가해 경영평가 등에 반영할 수도 있다.

일터의 위험을 실제로 찾아내는 역할도 마련됐다. 시장은 노동자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노동안전조사관’ 을 둘 수 있다. 조사관은 노동현장의 안전보건 조치가 관련 법령과 조례에 따라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지도·점검한다. 또 ‘서울형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둬 노동자가 직접 안전 문제를 살피도록 했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의 활동시간을 보장하고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이 사업장 점검과 예방활동을 한 결과가 실제 현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동안전조사관과 관계 기관이 협력하는 체계도 구축하도록 했다.

사업주의 역할도 제시했다. 안전보건관리 책임자를 지정하고 유해환경 작업 전 노동자에게 교육을 하며 개인 안전장비 지급과 사고 발생에 대비한 보험 가입 등을 위해 노력하도록 했다. 하청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의 산업재해 예방 활동에 노동자가 참 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조례를 대표 발의한 권수정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은 “통과된 조례가 처음 발의한 조례 원안에 비해 상위법령과의 충돌 등의 이유로 축소되거나 삭제된 부분이 있다”면서 도 “조례 적용 대상을 서울시와 그 소속 행정 기관을 넘어 시의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과 그 자회사를 포함한 만큼 산업현장과 가장 근접한 지자체가 현장의 총체적인 안전보건 지원을 실천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상현 객원기자 shpark0120@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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