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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가 운영 중인 보린주택 입주민들이 건강처방사 지도 아래 근력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금천구 제공
성동, 서울 최초 통합돌봄국 신설
은평, 관내 병원 8곳과 민관 협력
금천, 보린주택 통해 주거와 건강
자치구 특화모델로 시범사업 펼쳐 내년 3월 통합돌봄 전국 시행을 앞두고 서울 자치구들이 그동안 축적해온 실험적 노력과 현장 기반의 정책 모델이 다시 평가받고 있다. 통합돌봄은 단순한 복지 전달체계 개편이 아니라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 1인가구 확대, 만성질환 중심의 건강 문제 등 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이다. 지역사회 안에서 의료·요양·돌봄·주거·건강·생활지원이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해야만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에서, 그간의 시범사업은 제도 설계의 방향을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는 일종의 ‘국가 실험실’ 역할을 해왔다. 서울에서는 성동·은평·금천 등 모두 7개 구가 시범사업을 통해 뚜렷한 모델을 구축해왔다. 그중 최근 보건복지부 성과대회에서 성동구가 대상을, 은평구가 우수상을 받으며 그 성과가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금천구 역시 지난 10여 년간 축적한 주거·건강 인프라를 기반으로 독자 모델을 발전시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성동구는 서울에서 가장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통합돌봄 체계를 행정 전반에 편입한 자치구로 평가된다. 올해 초 전담팀 신설을 시작으로 전담부서를 확대하고, 이어 서울 최초의 통합돌봄국 신설까지 이어진 조직 개편은 단순한 부서 재배치가 아니라 돌봄을 행정 중심 기능으로 끌어올린 구조적 전환이었다.
통합돌봄국 산하에 통합돌봄과, 어르신복지과, 장애인복지과, 희망복지과 등을 둬 부서 간 조정·연계 기능을 상시화했고, 부구청장이 단장을 맡는 통합돌봄추진단 운영을 통해 보건·복지·주거·안전 분야를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체계를 구현했다. 성동구의 서비스 모델은 예방 중심 전략이 뚜렷하다. 스마트헬스케어센터를 통해 근감소와 낙상 같은 노쇠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생활지원 인력이 집을 방문해 신체·정서·환경 문제를 통합적으로 살피는 주거돌봄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재택의료센터를 연계해 의료·간호·요양이 하나의 회로처럼 움직이도록 조정하고 있는데, 이는 도심 고밀도 주거지역에서 의료 접근성을 활용해 촘촘한 돌봄망을 만드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성동구가 대상 수상 지자체로 선정된 이유는 조직 개편과 서비스 개편이 따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 아래에서 동시에 진전됐다는 점에 있다. 은평구는 통합돌봄의 핵심 가치로 ‘연결과 협력’을 선택했다. 돌봄복지국과 통합돌봄과 신설은 행정 기반 구축의 한 부분으로, 은평구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민관 협력 구조에 있다. 구는 관내 병원 8곳과 협약을 체결해 퇴원환자가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지역사회 내 돌봄 체계로 부드럽게 안착할 수 있도록 연계망을 구축했다. 입원기록, 치료 계획, 복지 욕구 등 정보를 사례관리자가 의료진과 공유하며 의료·요양·방문돌봄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이는 의료기관 밀집 구조를 활용해 지역사회 돌봄의 연속성을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은평구는 동 주민센터 복지지원팀을 돌봄복지팀으로 전환하고 간호직과 사회복지직을 돌봄매니저로 배치해 초기 발견부터 지속 관리까지 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했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는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함께 가정을 방문해 진료·간호·돌봄을 동시에 제공하는데, 이는 의료와 복지가 각각 흩어져 있던 기존 체계를 넘어선 통합형 접근이다. 은평구가 우수상을 받은 배경에는 이러한 민관 연계, 의료·복지 융합, 동 단위 사례관리 강화가 하나의 체계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 금천구는 10년 넘게 구축해온 지역 인프라와 경험을 토대로 통합돌봄을 가장 ‘생활권 깊숙이’ 가져온 자치구다. 독산1동과 시흥4동에서 운영 중인 투 트랙 시범사업은 금천구 모델의 핵심이다. 독산1동은 취약계층 밀집 지역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집중 사례관리와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시흥4동은 2014년 시작된 공공원룸주택 ‘보린주택’을 중심으로 예방적 돌봄 체계를 구축해왔다. 보린주택은 단순한 주거 제공에 그치지 않고 한 공간 안에서 커뮤니티 활동, 건강 프로그램, 생활지원 서비스를 결합해 고령 1인가구의 고립을 줄이고 있다. 현재 6곳, 97세대로 운영되는 보린주택은 ‘주거가 건강을 지지한다’는 관점을 실천해온 사례이며, 10일 열린 서울시 통합돌봄 우수사례 공유회에서도 주거 기반 모델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됐다. 금천구는 건강장수센터를 권역별로 설치해 안심주치의팀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를 확대했고, 재택의료센터 발굴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강화했다. 금천형 모델은 장기간 축적된 자원과 현장 경험이 통합돌봄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현재 서울에서는 금천·성동·광진·은평·관악·서대문·동대문 등 7개 구가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인구 고령화 정도, 지역 의료자원의 밀집도, 주거 형태 등 자치구별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서울의 통합돌봄 모델은 단일한 형태가 아니라 지역 특성 기반의 다층적 실험으로 구성된다. 노원구는 초고령 지역 특성에 맞춰 24개 통합안내창구를 운영하고 30여 개 기관과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서대문구는 의료·요양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해 지역 중심 돌봄망을 확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성과대회를 통해 지역 주도의 성공 사례가 내년 전국 시행 이후 통합돌봄 제도가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자치구의 실험은 서로 다른 현장을 반영한 정책적 자산이 돼 내년 제도 시행과 함께 전국적으로 공유·확산될 예정이다. 다양한 지역 모델이 축적되는 지금의 흐름은 앞으로의 통합돌봄이 생활권 기반, 주민 체감 중심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은평, 관내 병원 8곳과 민관 협력
금천, 보린주택 통해 주거와 건강
자치구 특화모델로 시범사업 펼쳐 내년 3월 통합돌봄 전국 시행을 앞두고 서울 자치구들이 그동안 축적해온 실험적 노력과 현장 기반의 정책 모델이 다시 평가받고 있다. 통합돌봄은 단순한 복지 전달체계 개편이 아니라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 1인가구 확대, 만성질환 중심의 건강 문제 등 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이다. 지역사회 안에서 의료·요양·돌봄·주거·건강·생활지원이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해야만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에서, 그간의 시범사업은 제도 설계의 방향을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는 일종의 ‘국가 실험실’ 역할을 해왔다. 서울에서는 성동·은평·금천 등 모두 7개 구가 시범사업을 통해 뚜렷한 모델을 구축해왔다. 그중 최근 보건복지부 성과대회에서 성동구가 대상을, 은평구가 우수상을 받으며 그 성과가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금천구 역시 지난 10여 년간 축적한 주거·건강 인프라를 기반으로 독자 모델을 발전시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성동구는 서울에서 가장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통합돌봄 체계를 행정 전반에 편입한 자치구로 평가된다. 올해 초 전담팀 신설을 시작으로 전담부서를 확대하고, 이어 서울 최초의 통합돌봄국 신설까지 이어진 조직 개편은 단순한 부서 재배치가 아니라 돌봄을 행정 중심 기능으로 끌어올린 구조적 전환이었다.
통합돌봄국 산하에 통합돌봄과, 어르신복지과, 장애인복지과, 희망복지과 등을 둬 부서 간 조정·연계 기능을 상시화했고, 부구청장이 단장을 맡는 통합돌봄추진단 운영을 통해 보건·복지·주거·안전 분야를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체계를 구현했다. 성동구의 서비스 모델은 예방 중심 전략이 뚜렷하다. 스마트헬스케어센터를 통해 근감소와 낙상 같은 노쇠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생활지원 인력이 집을 방문해 신체·정서·환경 문제를 통합적으로 살피는 주거돌봄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재택의료센터를 연계해 의료·간호·요양이 하나의 회로처럼 움직이도록 조정하고 있는데, 이는 도심 고밀도 주거지역에서 의료 접근성을 활용해 촘촘한 돌봄망을 만드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성동구가 대상 수상 지자체로 선정된 이유는 조직 개편과 서비스 개편이 따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 아래에서 동시에 진전됐다는 점에 있다. 은평구는 통합돌봄의 핵심 가치로 ‘연결과 협력’을 선택했다. 돌봄복지국과 통합돌봄과 신설은 행정 기반 구축의 한 부분으로, 은평구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민관 협력 구조에 있다. 구는 관내 병원 8곳과 협약을 체결해 퇴원환자가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지역사회 내 돌봄 체계로 부드럽게 안착할 수 있도록 연계망을 구축했다. 입원기록, 치료 계획, 복지 욕구 등 정보를 사례관리자가 의료진과 공유하며 의료·요양·방문돌봄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이는 의료기관 밀집 구조를 활용해 지역사회 돌봄의 연속성을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은평구는 동 주민센터 복지지원팀을 돌봄복지팀으로 전환하고 간호직과 사회복지직을 돌봄매니저로 배치해 초기 발견부터 지속 관리까지 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했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는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함께 가정을 방문해 진료·간호·돌봄을 동시에 제공하는데, 이는 의료와 복지가 각각 흩어져 있던 기존 체계를 넘어선 통합형 접근이다. 은평구가 우수상을 받은 배경에는 이러한 민관 연계, 의료·복지 융합, 동 단위 사례관리 강화가 하나의 체계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 금천구는 10년 넘게 구축해온 지역 인프라와 경험을 토대로 통합돌봄을 가장 ‘생활권 깊숙이’ 가져온 자치구다. 독산1동과 시흥4동에서 운영 중인 투 트랙 시범사업은 금천구 모델의 핵심이다. 독산1동은 취약계층 밀집 지역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집중 사례관리와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시흥4동은 2014년 시작된 공공원룸주택 ‘보린주택’을 중심으로 예방적 돌봄 체계를 구축해왔다. 보린주택은 단순한 주거 제공에 그치지 않고 한 공간 안에서 커뮤니티 활동, 건강 프로그램, 생활지원 서비스를 결합해 고령 1인가구의 고립을 줄이고 있다. 현재 6곳, 97세대로 운영되는 보린주택은 ‘주거가 건강을 지지한다’는 관점을 실천해온 사례이며, 10일 열린 서울시 통합돌봄 우수사례 공유회에서도 주거 기반 모델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됐다. 금천구는 건강장수센터를 권역별로 설치해 안심주치의팀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를 확대했고, 재택의료센터 발굴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강화했다. 금천형 모델은 장기간 축적된 자원과 현장 경험이 통합돌봄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현재 서울에서는 금천·성동·광진·은평·관악·서대문·동대문 등 7개 구가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인구 고령화 정도, 지역 의료자원의 밀집도, 주거 형태 등 자치구별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서울의 통합돌봄 모델은 단일한 형태가 아니라 지역 특성 기반의 다층적 실험으로 구성된다. 노원구는 초고령 지역 특성에 맞춰 24개 통합안내창구를 운영하고 30여 개 기관과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서대문구는 의료·요양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해 지역 중심 돌봄망을 확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성과대회를 통해 지역 주도의 성공 사례가 내년 전국 시행 이후 통합돌봄 제도가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자치구의 실험은 서로 다른 현장을 반영한 정책적 자산이 돼 내년 제도 시행과 함께 전국적으로 공유·확산될 예정이다. 다양한 지역 모델이 축적되는 지금의 흐름은 앞으로의 통합돌봄이 생활권 기반, 주민 체감 중심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