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향기 가득한 나무그늘길

서울시가 ‘강추’한 녹음길 총집합

등록 : 2017-07-0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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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
부쩍 습해진 대기에 땀이 줄줄 흐른다. 올 여름 더위가 유난히 길 것이라는 예보에 일찍부터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싱그러운 나무숲길 산책은 평소에 꾸준히 할 수 있는 휴식 방법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여름 향기가 가득한 서울의 녹음길을 모았다.

초록빛 도시 숲길에서 여름 사색

성동구 서울숲이 한층 다채로워졌다. 느티나무, 자귀나무, 버드나무, 배롱나무 등 시원한 나무길은 물론, 이달부터 피기 시작하는 무궁화, 수국, 원추리 등 알록달록한 꽃의 향연이 볼거리다. 자녀들과 함께하는 가족들이라면 메타세쿼이아 길 너머 ‘바닥분수’ 근처가 명당이다. 아이들이 물놀이에 빠져 신나게 뛰어노는 동안, 어른들은 시원한 그늘에 앉아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다. 지척에 곤충식물원, 나비정원이 있어 주말 하루를 알차게 채우기 좋다.

사회생활에 휘둘려 내 몸속 녹색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다고 느낀다면, 서울숲 숲속작은도서관에 들러보면 어떨지? ‘자연결핍장애를 겪는 도시인을 위한 책 처방’을 해준다. 비치된 질문지를 간단히 작성해 내면 도시인들에게 딱 맞는 책을 골라준다.

안산숲 길
강남구 한복판에 자리한 선정릉(사적 제199호) 숲길의 정취도 사계절 내내 특별하다. 한여름, 회색 빌딩 숲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꽃나무의 향기는 서로 미묘하게 어우러져 코를 간지럽힌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걸어서 약 10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고요한 매력이 있다.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선정릉 숲길은 빼곡한 소나무 외에도 우리나라 고유종 개느삼, 병아리꽃나무, 산딸나무, 작살나무, 팥배나무 등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나무들 구경에 눈이 즐겁다. 쉬엄쉬엄 한 바퀴 걸으면 1시간 남짓 걸린다. 짧은 산책으로도 몸과 마음이 솔향으로 채워진다.

서울숲 길
고즈넉한 낭만 가득, 서울의 고궁 녹음길


도심 중앙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처지라면 중구 정동길이 대안이다. 정동길은 서울 시내에서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덕수궁 담장 따라 열린 길은 나무그늘 덕에 한여름에도 쾌적하다. 지척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들어가 더위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캐나다대사관 앞에는 550년 된 회화나무가 늠름하게 서 있으니 멋진 자태를 구경하며 소원도 빌어보자.

삼청로와 효자로, 돈화문로도 시내 중심에 있는데다, 서울의 4대 궁궐과 가까워 나들이 겸 걷기 좋은 녹음길이다. 삼청로는 경복궁과 국립현대미술관 사이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편하다. 길 따라 삼청공원 쪽으로 향하면 화랑과 맛집이 즐비한 삼청동 카페골목과 바로 맞닿는다. 서울의 유명 데이트 코스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경복궁 역에서 시작하는 효자로는 경복궁 담벼락을 따라 혼자 걷기에도 좋은 길이다. 근처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돈화문로 역시 창덕궁과 종묘가 가까워 여름날 산책하기 편한 코스다. 주변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린 창덕궁 비원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면 여름 신록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은행로 사잇길
우리 동네 구석구석 ‘서울 여름 녹음길 209선’

서울시는 올해 ‘서울 여름 녹음길 209선’을 소개해 선택지를 더 넓혔다. 기존에 유명했던 녹음길과 더불어 새로 정비한 길을 합쳐 총 길이만 220.51㎞에 다다른다. 크고 작은 도심 공원부터 가로변, 하천변, 녹지대의 무성한 나무길을 두루 포함했다.

장소별로 공원 75개소(남산공원,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서울숲 등) 가로 101개소(삼청로, 다산로 노원로20길, 위례성대로 등) 하천변 21개소(한강, 중랑천, 안양천, 양재천 등) 녹지대 11개소(원효녹지대, 동남로녹지대 등) 기타(항동 철길) 1개소이다.

선정릉 숲길
총 209개의 녹음길은 4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어 취향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역사·문화가 함께하는 녹음길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녹음길 물이 있어 시원한 녹음길 특색 있는 나무가 있는 녹음길로 다양한 매력을 갖췄다.

올해는 ‘서울 여름 녹음길’ 10개소가 추가돼 선택지가 넓어졌다. 추가된 장소는 중랑구 용마산 자락길, 성북구 오동근린공원 자락길, 노원구 중랑천 제방, 양천구 안양천 산책로(신정교~오목교), 목동동로(양천공원 주변), 금천구 금나래중앙공원, 호암산 치유의 숲·관악산 도시자연공원, 영등포구 여의나루로(여의나루역~MBC 사옥), 은행로 사잇길(산업은행~중소기업중앙회), 자원순환센터(성산대교 하부) 총 10개소이다.

‘서울 여름 녹음길’은 서울시 누리집(seoul.go.kr/story/summer)과 서울의 산과 공원 누리집(parks.seoul,go.kr/park), 모바일 지도 앱 ‘스마트서울맵’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앱에 접속하면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녹음길을 안내받을 수 있다.

나아가 서울시는 여름 녹음길을 주제로 한 ‘서울 여름 녹음길 사진 공모전’을 연다.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이달 중순 ‘서울의 산과 공원’ 누리집에 공지될 예정이다.

글·사진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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