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시, ‘시민 아이디어’를 실제 일자리로 만든다

사업화 수행 기업·단체 등 14곳 선정…청년 코디네이터·장애인 온라인 브랜드매니저 등 다양한 실험

등록 : 2017-06-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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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업 밈의 꾸러미사업 포장을 담당하는 성북구 길음동 어르신들이 김영배 성북구청장(가운데), 밈의 이종근 대표(맨 오른쪽)와 함께했다. 밈은 30명의 어르신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자료사진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일자리를 늘리는 일은 가능할까? 푸드큐레이션 청년스타트업 주식회사 밈(대표 이종근)의 사례는 가능성을 말해준다. 밈은 2015년 12월 친환경농산물을 1인 가구용으로 포장해 유통하는 꾸러미사업으로 출발했다. 사업의 핵심인 소포장은 살림 경험이 많은 성북구 길음동 어르신공동작업장 할머니들이 맡았다. 그 뒤 밈은 ‘농부의 식탁을 직장인의 사무실로’ 배달하는 수제 도시락 사업으로 확장했다. 이런 사업을 통해 밈은 10명의 청년을 고용하고 30여명의 어르신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강화옹진축협 의뢰를 받아 7월에 시작하는 ‘찾아가는 정육점’ 사업도 서울시 어르신 일자리 사업인 어르신도보택배와 실버메신저에 배송을 맡기는 등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도울 계획이다.

7개 기업은 아이디어 공모전 선정 사업 수행

서울시가 주식회사 밈과 같은 모델 확장에 나선다. 서울시는 ‘청년의 아이디어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청년일자리’를 만들 기업과 단체, 공공기관 14곳을 선정해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민간의 전문성과 네트워크, 서울시의 일자리 지원 정책을 연결해 실제 일자리 창출이라는 성과를 만들겠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 선정된 기업은 올해 12월까지 아이디어의 실제 사업화 방향 제시 청년 직접 채용과 직무 역량 강화 교육 사업 종료 후 민간 분야 청년취업 지원 등의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14개 기업 가운데 7곳은 서울시가 지난해 9월 연 ‘청년일자리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선정된 아이디어를 사업화한다. 소셜벤처 창업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 노인건강돌봄 청년 코디네이터 양성, 육아·돌봄·집수리 등을 돕는 ‘우리 동네 히어로 양성 사업’ 등이 이들이 수행할 과제다. 나머지 7곳 가운데 3곳은 해외 일자리 창출로, 기타 4곳은 자유주제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선정됐다.

‘형제학교, 쿨하게 일하는 형제들’이란 중의적 표현을 담은 ‘브라더스. 쿨’을 제안해 선정된 (주)자리는 취약계층 청년들을 프랜차이즈 점주로 성장시키는 사업을 진행한다. 신바다 대표는 “친구와 이웃이 모아준 돈으로 커피숍을 열어 5곳의 직영 카페를 운영하는 기업 대표가 될 수 있었다”며 자신의 성공을 청년들과 나누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교육을 받은 청년들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를 심사해 최소 2곳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열어주는 게 신 대표의 목표다. 점포 임차 비용 등 1억5000만원은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밝힌 신 대표는 필요할 경우 크라우드 펀딩과 기업의 후원 등도 시도해 자금을 더 모을 계획이다.


한국직업개발원은 온라인을 주요 소통 도구로 활용하는 장애인의 특성에 맞춰 장애인 온라인 브랜드매니저를 양성한다. 백성욱 대표는 “이미 100곳의 기업에 문의해 70여 기업으로부터 채용 의사를 확인했다”며 사업 성공을 자신했다.

(주)함께 일하는 세상은 정보통신(IT) 분야 청년 취업을 돕는다. 소셜벤처와 함께 청년들이 혁신기획자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IT개발자협동조합은 프리랜서 활동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돕는다. 올해는 이(e)북, 캐릭터, 캠페인 크리에이터 등 디자인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관련 법·제도 강의 등 창업에 필요한 교육과 직무교육을 해주고 4대 보험 제공 등 복지에도 신경 쓸 계획이다.

지역사회 문제 푸는 일자리 가능성 타진

(주)어라운디는 ‘우리 동네 히어로’를 양성한다. 육아와 돌봄, 집수리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담당할 인재 양성이 목표다. 어라운디는 강동구에서 5월부터 육아 히어로를 길러내고 있다. 마을의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해나갈 코디네이터 양성 사업은 동작구에서 시작한다. 노인과 청년이 함께 지역사회를 돌보는 마을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도 지역에 천착한다. 노인 돌봄 문제를 마을 단위의 관계망으로 해결할 청년 코디네이터 양성이 목표다. 청년 코디네이터는 지역의 자원을 발굴하고 연결해 수혜자 중심의 복지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청년 코디네이터는 마을의 자원을 발굴하고 연결하는 관계형 직업군으로 미래형 직업군 20위에 든 직업이라 한다. 도전하고 싶은 청년은 ‘hwsocoop@hanmail.net’으로 연락하면 된다.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일자리를 늘린다는 실험에 서울시는 올해 총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12월까지 성과를 측정해 필요할 경우 사업 기간을 1년 더 연장한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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