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불확실성마저 담은 연극

등록 : 2020-11-26 15:04 수정 : 2020-12-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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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람들은 수많은 경계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다원분야의 유망 예술가를 지원하는 문래예술공장 맵(MAP)에 선정된 유수연(40) 연출가는 오는 27~30일 공연하는 <#해시태그 악령>의 작품 의도를 이렇게 요약했다. 다원장르를 다루는 문래예술공장의 특성에 부합하듯 이 작품은 공연을 비롯해 영상, 영화, 체험을 더한 결과물이다.

주차장에 대기한 관람객은 스마트폰에서 비밀 채널로 초대 링크를 받으면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 유튜브 운영자가 제시하는 바에 따라 관객은 실시간으로 타인과 연결된 채 방 사이를 오가며 선택과 합의를 거쳐 상위 단계로 이동한다. 그러면서 불완전한 의식이 모여 거대한 권력과 악이 생성되는 과정을 목격하게 된다. 온라인·오프라인, 진짜·가짜, 건물 안팎 등 수많은 경계에서 링크와 해시태그, 댓글을 달면서 가상공간에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순간을 마주한다. 이렇게 예측 불가능성까지 공연 소재로 삼은 유씨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재작년 혜화역의 불법 촬영 집회에 참여한 대부분이 10대였다는 뉴스에서 이 작품을 만들었어요. 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겪었는데, 태어나면서 스마트폰을 쥔 10·20세대는 디지털미디어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어요.”

이 작품은 미디어 세계에 존재하는 혐오와 차별, 가짜뉴스, 양극화 등 수많은 폐해보다 이것을 둘러싼 현상에 주목했다. 즉 불완전한 의식이 거대한 악으로 확장되는 틈을 허락하지 않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관객이 일상의 재난과 공포를 체험하도록 한 것이다.

“반쯤 열린 창문에 새가 부딪혀 죽은 것을 보고 총체적으로 볼 수 없는 사람의 선택에서도 보이지 않은 것까지 ‘보는 법’을 고민했습니다.” 이런 의도처럼 그는 극의 흐름만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선택할 문제를 생각하라며, 여러 개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출구를 찾아가길 당부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 유수연은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철학, 정신과학과-연극학, 영화학을 전공했으며, 아트클럽농 대표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크라우드펀딩지원사업 선정작 <룩킹포잡>(2017, 노을소극장), 혜화동1번지 기획 초청 공연 ‘세월호2018’ <말테>(Malte, 2018, 혜화동1번지 연극실험실),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 다원예술분야 선정작 <#해시태그악령>(2019, 문래예술공장) 등이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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