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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피해자가 가해자를 만났을 때…복수의 방법과 사과의 방법

왕서개 이야기(28일~11월8일)

등록 : 2020-10-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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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일본 제국은 주변 나라들을 침략하며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1910년 조선(대한제국)을 강제 병합했고, 1931년에는 중국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 만주를 침략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나라 영토를 빼앗는 일을 서슴지 않았던 일제는 가해와 피해의 경계를 명확히 만들었고, 그 시대를 살았던 모두에게 씻기지 않는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

오는 28일부터 11월8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연극 <왕서개 이야기>는 전쟁이란 역사의 소용돌이를 겪은 한 개인의 삶 속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얘기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왕서개는 만주사변 피해자로 중일전쟁 후 일본으로 도항해 ‘겐조’로 개명해 살아가는 중국계 일본인이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서 물건을 배달하며 살아가는 그는 21년간 묵혀온 가족을 잃은 ‘그날’의 진실을 알고자 가해자인 일본 군인들을 차례차례 만나기 시작한다.

공연은 우리에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마주한 모습을 보여주며,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 앞에 가해의 역사는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 그리고 복수를 완성한 피해자는 아픔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품을 쓴 김도영 작가는 <왕서개 이야기>를 통해 “복수를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 왔을 때 어떤 복수를 할 것인지, 일본의 입장을 생각하면 사과를 할 수 있는 순간이 왔을 때 어떻게 사과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시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연을 본 뒤 이에 어떻게 공감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픈” 작품이라 말했다.

개막에 맞춰 희곡집이 발간되며 남산예술센터와 주요 도서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 남산예술센터의 2020년 시즌 프로그램이기도 하며, 11월6일과 7일에는 무장애(배리어프리) 공연이 진행된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자막이 제공되고, 무대 곳곳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된다. 시각장애인에겐 에프엠(FM) 수신기로 음성 해설을 제공한다. 또한 공연장에는 휠체어석을 마련해 지체장애인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배려하기도 했다.

장소: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시간: 화~금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3시 관람료: 3만원 문의: 02-758-2150 전주호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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