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99%와 호흡하는 음악가

등록 : 2020-09-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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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고급 청중보다는 99%의 대중과 호흡하는 음악가로 남고 싶어요.”

클래식의 돈키호테라 불리는 마에스트로 금난새(73)가 전문 연주자와 아마추어 단원이 함께하는 ‘제7회 서울생활예술오케스트라’(13일)의 폐막공연을 준비하는 연습실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지휘자 인지도 조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자랑하는 금난새. 이게 가능한 비결은 40여 년간 걸어온 길만 살펴봐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수원시향에서 단돈 500만원으로 오페라를 제작해 1600석을 매진시켰으며, 6년간 이끌어온 예술의전당 ‘해설이 있는 음악회’에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게 만든 일화는 그가 왜 대중을 이토록 강조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일흔을 넘긴 베테랑이지만 아직도 현역에서 연간 100회 넘는 공연을 하는 사실이 놀랍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오히려 포털사이트와 손잡고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때도 그의 상징이 되어버린 ‘해설이 있는 연주’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우리가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연주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음악은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입니다. 그래서 대중과 호흡하는 게 중요하죠.” 어떻게 보면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가 빈민촌 아이들에게 연주뿐 아니라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이유와 묘하게 닮아 보인다.

그는 여느 지휘자처럼 고도의 기술에 집착하거나 자신의 명성을 쌓는 데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무뚝뚝하지 않고 친구 같은 지휘자로 기억되길 위해 노력했단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공연이 불투명한 상황(인터뷰 뒤 취소 확정)에서도 단원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까지 일등만 바라보고 달려왔잖아요. 당연히 그런 것도 필요하겠지만 많은 사람이 즐기는 생활음악을 통해 호흡하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 금난새는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베를린 음대에서 라벤슈타인을 사사했다. 1977년 카라얀 콩쿠르에 입상한 후 유러피안 마스터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거쳐 KBS교향악단, 수원시향 등을 지휘했다. 1998년 ‘민간 벤처 오케스트라’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창단 당시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했고, 현재 성남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등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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