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뮤지컬로 가는 길잡이

‘뮤랑극단’ 리더 석혜미

등록 : 2019-09-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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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뮤지컬을 만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전도사가 되고 싶어요.”

서울의 곳곳에서 뮤지컬 갈라쇼를 선보이는 ‘뮤랑극단’의 리더 석혜미(31)씨가 오는 8일 남산 팔각정에서 공연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뮤랑극단은 서울시가 지난 3월 공개오디션으로 선발한 버스커인 ‘서울거리공연단’의 200개 팀 중 하나다. 지난 4년간 열심히 활동한 경력을 인정받아 이제는 공연단 중 대표 공연단으로 선정돼 마음껏 공연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원래는 10명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팀에서 출발했는데, 동호회보단 진짜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며 배우 지망생인 최태환과 함께 이 단체를 결성했단다. “예전엔 초등학교에서 영어도 가르쳤고, 대기업에도 다녔는데, 뮤지컬 꿈을 버리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런 석씨가 춤추다가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후 회복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제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작가 교육을 받고 있다.

그가 공연하는 30분은 뮤지컬 갈라쇼와 옷을 갈아입는 코스튬 체인지쇼로, 총 5번의 변신이 이어진다. 잘 알려진 곡을 따라 부를 때보다 자작곡을 부를 때가 행복하다며,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를 대중에게 들려준다.

‘사실은 당당한 아빠이고 싶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 태생부터 올빼미인 내가 새벽 기상에 만원 버스 지옥/ 가장의 이름으로 이 악물고 버텼지’. 외환위기(IMF) 사태 때 권고사직당했던 아버지의 속마음을 상상하며 만든 ‘찌질이 블루스’를 부르는데, 손에 막걸리 한 병 든 아저씨가 두 번 접힌 지폐를 주고 가실 때 눈시울이 뜨거워졌단다.

뮤지컬의 새로운 세계를 도전하는 그는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이렇게 공개했다. “아직도 가지 못한 곳으로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돼 있어요. 언제가 제가 만든 곡이 더 큰 무대에서 불릴 때까지 열심히 활동할 테니 지나가다 보면 많이 응원해주세요.”


■ 석혜미는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한국문학번역원(영어권)(2017)을 졸업했으며, 아르코-한예종 뮤지컬창작아카데미(2018)를 수료했다. 북성초등학교 영어 강사였고(2011), 아모레퍼시픽(2011~2013)에서 근무했고, 2015년부터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액트 빅, 씽크 스몰> <슈퍼 파워 암기법> <지속가능한 교육을 꿈꾸다> 등을 번역했다. 2018년에는 뮤지컬 <티> (T)의 각본을 썼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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