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민원 창구뿐만 아니라 휴식 공간

관악구청 관악청

등록 : 2019-05-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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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청을 방문하면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으며 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로 관악구 종합청사 본관 1층에 주민 누구나 카페처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관악청(사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2층에는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까지 갖추고 있어 구 청사가 휴식과 감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만든 관악청은 관악구의 대표적인 주민 소통 공간으로 소통실, 민원실, 주민 쉼터 등으로 이뤄져 있다. ‘주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늘 주민과 소통하겠다’는 민선 7기 구정 운영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기존의 민원상담실의 면적을 대폭 늘려 따뜻한 느낌의 원목 탁자와 의자를 배치했다. 내부는 관악구의 역사적 인물인 고려의 명장 강감찬 장군을 친근한 캐릭터로 만들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평상시에는 카페처럼 탁자가 분리되어 있어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쉴 수도 있고, 인터넷 검색대, 스탠드형 텔레비전을 통해 편리하게 구정 소식을 들을 수도 있다. 또, 따로 떨어져 있는 탁자를 붙이면 대규모 원형 탁자로도 변할 수 있어 별도의 이용료 없이 주민들이 회의실이나 세미나실로도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그리스 아테네 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여 마을 문제를 함께 토론하고 결정했듯, 이곳 관악청에서도 주 2회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구청장과 주민이 만나 생활 불편 사항을 토로하고,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하고 건의할 수 있도록 구청장과 대화 시간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은 주민의 행정 참여 체감도를 한층 높여 민선 7기의 가장 만족도 높은 정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생각지 못했던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관악청이 만들어진 뒤, 커피를 찾는 주민들이 눈에 띄게 늘어 1층 시각장애인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의 매출도 껑충 뛰어올랐다. 매출이 늘어나자 커피전문점은 음료 가격을 내려 더 ‘착한 가격’으로 주민들에게 보답하고 있다.

관악청 바로 옆에 있는 ‘용꿈꾸는작은도서관’은 어린 아이들에게는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학생과 취업 준비생에게는 눈치 보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독서실로, 어르신들에게는 책을 읽으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 몫을 하고 있다.

도서관 개관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날마다 출근 도장을 찍는 단골 주민도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는 북 콘서트 등 책을 매개로 저자와 세상을 만나고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는 풍성한 독서 행사들이 열린다.

2층에는 구청을 찾은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도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갤러리 관악’이 있다. 감성이 살아 숨 쉬는 문화예술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2011년 2층 휴게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바꿨다. 지금껏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 전시회를 열어 구민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관악청을 찾아 커피 한잔과 함께 미소 띠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덕분에 관악구 청사는 온종일 활기가 넘쳐난다. 별다른 용무가 없어도 괜찮으니 그저 약속 장소이자 만남의 자리로, 집 가까운 카페이자 문화공간으로 생각하고 방문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얻어가면 좋겠다.

민지선 관악구 홍보전산과 홍보기획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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