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지옥고’ 속 청년들이 살아가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2018 엉뚱한 사진관 ‘몸집들이’(11월17~29일)

등록 : 2018-11-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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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에서 한 글자씩을 따 만든 ‘지옥고’라는 말은 현실을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생활고가 지옥에서 겪는 고통에 비견된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여기서 살아가는 이들은 졸업을 앞두거나 이제 갓 취업 전선에 뛰어든 사회 초년생이 대부분이다. 2015년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서울의 1인 청년가구 주거 빈곤율’은 전체 36%나 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흔히 집이라면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를 의미하지만, 청년들에게는 그렇지만도 않아 보인다. 청년예술단체 해몽중개사무소는 이런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주제로 한 전시 <몸집들이>를 오는 17일부터 29일까지 시민청 시티갤러리에서 연다. ‘지옥고에 사는 청년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이번 전시는 청년인 20대 작가의 시선으로 자신이 속한 세대의 주거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청년들이 사는 주거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풍기, 선풍기, 시디(CD)플레이어 등을 전시에 활용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발광다이오드 조명등 위에 수많은 망점이 모여 청년의 몸짓을 형상화한 빛으로 소통하는데, 이는 정지된 사진을 넘어서 착시효과를 노린 조이트로프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조이트로프는 일정 간격의 틈새가 갈라져 있는 원기둥 모양의 통 안쪽에 그림띠를 둘러 붙인 것으로 틈새에 눈높이를 맞추고 원통을 빠르게 돌리면 그림띠가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외 전시장 가운데 옥상에서 바라본 서울과 청년의 삶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오브제(생활용품을 작품에 이용한 것)를 디오라마 기법(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하여 하나의 장면을 만든 방식)으로 촬영한 것도 눈에 띈다. 전시를 기획한 석혜원(39) 큐레이터는 “자신의 꿈을 향한 몸짓을 물리적인 제약을 가하는 공간과 대비시켰다”고 말했다. <몸집들이>는 서울문화재단이 카메라 전문기업인 올림푸스한국과 협력해 서울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카메라의 시선으로 환기시키는 ‘엉뚱한 사진관’ 프로젝트의 선정작이다. 2015년부터 해마다 공모해 선발하는데, 그동안 청년 실업, 1인 가구, 최저임금 등 사회문제를 주제로 전시를 열어왔다.

장소: 중구 태평로1가 서울시청 시민청 시간: 오전 9시~오후 8시 관람료: 무료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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