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으로 갈까, 영동대로로 갈까

월드컵 18일 한국-스웨덴전…거리응원 명소 ‘신구 대결’

등록 : 2018-06-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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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광화문·서울 광장에

2010년부터 영동대로 가세

24일 멕시코전, 27일 독일전

소규모 팬파크도 참가해볼만

2014년 6월 강남구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서 브라질 월드컵 거리응원을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18 러시아 월드컵이 14일(한국 시각) 개막해 7월16일까지 열전에 들어갔다. 에프(F)조에 속한 한국은 18일 밤 9시 스웨덴을 시작으로 24일 0시 멕시코, 27일 밤 11시 독일 등을 상대로 조별 예선 3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32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후 러시아 월드컵까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16강을 넘어 4강에 올라 한국 월드컵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당시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 거리응원은 한국이 4강에 오르는 데 큰 힘이 됐다.

러시아 월드컵 열기는 한국과 일본에서 열렸던 한일 월드컵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강남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는 수십만 명의 ‘붉은악마’가 광장에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한국 경기가 새벽 4시부터 아침 7시 사이에 열려 거리응원 인원이 많지 않았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조별 예선 3경기가 밤 9시 이후 열려 거리응원을 하는 데 시민들의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형욱 케이티(KT) 스포츠앤프로모션팀장은 “조별 예선 상대인 스웨덴, 멕시코, 독일의 실력이 강해 흥행에 걱정도 되지만, 북-미 정상회담과 지방선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옮겨와 월드컵 열기가 고조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광화문·서울광장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거리응원의 성지가 된 곳이다. 이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거리응원이 열렸는데,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대한축구협회의 공식후원사 케이티(KT)는 붉은악마와 함께 광화문·서울 광장에서 어김없이 거리응원을 펼친다.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 광화문·서울 광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악마도 거리응원을 할 계획이다. 케이티(KT) 제공

스웨덴전이 열리는 18일에는 경기에 앞서 오후 6시부터 월드컵 응원가를 부른 가수들이 사전 공연을 펼친다. 월드컵 응원 앨범의 타이틀곡 ‘위 드 레즈’(We, The Reds·우리는 하나)를 부른 아이돌 그룹 빅스의 레오와 걸그룹 구구단의 세정을 비롯해, 록 밴드 트랜스픽션, 프로젝트 밴드 락킷걸 등이 무대에 오른다.

멕시코전(24일 0시)이 열리는 23일 저녁 8시부터는 광화문·서울 광장뿐만 아니라 신촌 차없는 거리 일대에서도 밤 10시부터 거리응원이 펼쳐진다. 27일에는 저녁 7시부터 광화문·서울 광장에서 열린다.

케이티는 한국 경기가 열릴 때마다 멤버십 특별 할인 이벤트도 준비했다. 18일에는 5만 명에게 도미노피자를 50% 할인(온라인 주문 후 방문포장)해주는 행사를 열고, 23일에는 비비큐(BBQ)치킨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5만 명에게 5천원씩 할인해준다.

#코엑스 앞 영동대로

2014년 6월 강남구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서 브라질 월드컵 거리응원을 펼치고 있다. 강남구청 제공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시작된 코엑스 앞 영동대로 거리응원은 강북의 광화문·서울 광장과 더불어 월드컵 거리응원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영동대로에서는 18일 스웨덴전을 시작으로 24일 멕시코전과 27일 독일전까지 조별 예선 3경기 모두 거리응원을 펼치는데,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인기 가수의 축하공연과 각종 행사가 열린다.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는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에서 2호선 삼성역 사이 영동대로에 약 580m 구간에 설치되는 주 무대를 포함해, 총 3개의 대형 전광판과 에스엠(SM)타운 건물 외벽의 전광판으로 한국전 경기 영상을 중계한다. 스웨덴전이 열리는 18일에는 록 밴드 와이비(YB),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와 힙합 레이블 에이오엠지(AOMG)가 경기 전 분위기를 띄운다. 24일 멕시코전, 27일 독일전에도 걸 그룹 마마무, 록 밴드 장미여관, 남성 그룹 바이브와 걸 그룹 우주소녀 등이 사전 공연을 펼친다. 이와 함께 코엑스 케이팝광장과 동쪽 광장에서는 15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수많은 이벤트가 열린다.

#다양한 팬파크 이벤트와 함께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영동대로 등 대형 광장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제의 소규모 이색 이벤트 응원도 열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는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 10가지 이색 이벤트를 마련했다. 파자마 파티를 하면서 월드컵 경기를 즐길 수 있는 ‘파자마 팬파크’, 반려견과 함께 참가하는 ‘애견 팬파크’, 월드컵 스타와 함께하는 ‘하석주 팬파크’, 청각장애인들이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수화 해설 팬파크’, 한강유람선을 타고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사랑의 유람선 팬파크’, 인기 아이돌 그룹과 함께 응원을 즐길 수 있는 ‘우주소녀 옆자리 팬파크’ 등을 개최한다. 이벤트에 참가하고 싶으면 현대자동차 팬파크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동형 현대자동차 홍보실 차장은 “대규모 군중이 광장에 모여 응원하는 데서 점차 벗어나, 취미와 취향 등 관심사를 공유하는 소규모 인원들이 원하는 장소에 모여 월드컵을 즐기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이 같은 요구에 맞춰 팬파크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더 플라자 호텔은 서울시청 맞은편에 있어 2002년 월드컵 이후 거리응원의 ‘명당’으로 꼽혀왔다. 월드컵 기간에 ‘어게인 2002’ 행사를 여는 더 플라자는 14일부터 호텔 이용객에게 다양한 음식과 버드와이저 생맥주를 무제한 제공한다. 강남에 있는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도 ‘익스피리언스 비어스&치어스 패키지’를 내놨다. 호텔 야외 라운지 ‘메이플 가든’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한다. 생맥주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월드컵 경기를 즐길 수 있다.

#구로구에서도 거리응원

지방자치단체도 6·13 지방선거가 끝나자 월드컵 거리응원을 주최하고 있다. 광화문·서울 광장이나 영동대로가 아니라도 집 가까운 곳으로 간단한 먹거리와 돗자리 하나 챙겨서 나가면 신나는 거리응원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리응원을 주최하는 대다수 지자체는 경기가 밤늦게 끝나는 것에 대비해 대중교통 운행 시간을 연장하는 등 교통 대책을 세워놓았다.

구로구는 스웨덴전이 열리는 18일 오후 7시부터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남쪽 광장에 있는 신도림오페라하우스에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거리응원을 펼친다. 오후 6시부터 푸드트럭 먹거리존을 운영하고, 경기 시작 전까지 공연도 펼친다.

경기도 고양시는 화정역광장, 일산문화광장, 고양종합운동장 등에서 거리응원을 펼친다. 18일 스웨덴전은 덕양구 화정역광장과 일산문화광장 두 곳에서 열고, 24일 멕시코전과 27일 독일전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거리응원을 펼친다. 일산서구 원마운트 이벤트광장에서도 대형 전광판으로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조별 예선 3경기를 중계한다.

대전광역시도 18일 밤 9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거리응원을 펼친다. 이날 응원은 ‘잇츠 대전 국제축구대회’인 대전시티즌과 러시아의 FC 루치 에네르기야 경기 종료 뒤 시작된다. 대전 붉은악마가 응원을 함께할 예정이며, 경기 전 애국가가 연주될 때 대형 태극기를 관중석에 펼쳐 월드컵 분위기를 띄운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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