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국악과 공연계의 두 거장이 만든 판소리 보러갈까

심청가(~5월6일)

등록 : 2018-05-03 14:42

크게 작게

2012년부터 고전 판소리를 동시대적 창극으로 재탄생시키는 국립창극단의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에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 현존하는 다섯 바탕 중 비장한 내용이 많고, 예술성이 뛰어나 웬만큼 소리에 능숙하지 않고서는 전 바탕을 제대로 이끌기 힘든 것으로 알려진 창극 <심청가>가 오는 5월6일까지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립창극단의 시즌제로 첫발을 내디딘 <수궁가>(2011~2012)로 시작해 <안그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2014) <적벽가>(2015) <흥보씨>(2017)에 이은 마지막 작품이다. 작품은 공연계와 국악계를 이끄는 두 거장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다. 판소리 <심청가>의 사설을 30년 이상 연구했던 손진책(71)이 연출을, 소리꾼으로는 드물게 다섯 바탕을 완창한 대명창 안숙선(69)이 작창(판소리를 창작하는 것)과 도창(창극에서 공연을 이끄는 해설자)을 맡았다. “나 죽기는 섧지 않으나 의지 없는 우리 부친을 차마 어이 잊고 가리. 삼백 석에 팔려 제수로 가게 되니, 불쌍헌 아버지를 차마 어이 잊고 가리.” 어린 심청이 아버지를 떠나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장면처럼 작품은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국 전통극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손 연출가는 “그동안 서구 리얼리즘에 판소리가 가미된 현대적 창극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극보다 오롯이 판소리에 집중했다”고 했다. 안 명창과 함께 5시간이 넘는 원작을 눈대목(판소리의 가장 중요한 대목)은 빼지 않은 채 2시간 분량의 대본으로 압축해 무대에 올렸다. 창극 <심청가>는 철저하게 ‘극’보다 ‘창’에 초점을 맞췄다.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자체에 몰입했으며, 소품과 조명 등 무대기법을 비롯해 배우의 움직임까지 모든 것을 최소화해 관객들이 판소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어린 심청’을 민은경이, 다시 태어나 아버지뿐 아니라 만인의 눈을 뜨게 하는 ‘황후 심청’을 이소연이 맡아 각기 다른 심청의 소리를 들려준다. 시간: 월·수·금 오후 8시, 목·토·일 오후 3시 관람료: R석 5만원, S석 3만5천원, A석 2만원 문의: 02-2280-4114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