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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이용 공기청정기 건강·환경에 최고”

이중소용돌이 공기정화기술 개발한 이선언 ‘공공’ 대표

등록 : 2021-06-24 15:24
대학 때부터 ‘특허기술 기반 창업’ 관심

수술받으신 할머니 위한 효심이 계기

국제 전시회에서도 기술력 인정받아

공기정화 하는 수소버스 개발 준비 중

이중와류형 공기정화기술을 적용한 공기청정기 ‘스워셔’를 개발한 이선언 공공 대표가 18일 관악구 신림동 창업히어로3에서 인터뷰했다.

“수술받은 할머니한테 ‘숨쉬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좋은 공기청정기를 사드리기 위해 많이 알아봤죠. 그중에서 물을 이용해 공기를 정화하는 방식의 에어워셔 제품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관악구 신림동 창업히어로3에서 만난 이선언(33) 공공 대표는 18일 “2018년 당시 서울의 미세먼지 수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심각했다”며 “결국 할머니는 공기청정기 효과를 보지 못하고 공기 좋은 시골로 내려가셨다”고 했다. 할머니에게 좋은 공기청정기를 사드리고 싶었던 이 대표의 효심이 결국 에어워셔형 공기청정기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2019년 7월에 ‘이중와류형 공기정화기술’을 적용한 공기청정기 ‘스워셔’를 개발했다. 2018년 4월 시작한 기술 개발은 1년4개월 만에 결과물을 만들어 특허 등록까지 했다. 스워셔는 일반 공기청정기에 있는 필터가 없고 물이 필터 역할을 대신하는 게 특징이다. 공기 흡입구를 통해 공기청정기 안으로 빨려들어온 공기가 물과 맞닿아 회전하면서 각각 소용돌이를 만든다. 이때 각종 먼지는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깨끗해진 공기는 다시 위쪽 공기 배출구로 나가는 원리가 적용됐다.


이 대표는 “쉽게 생각하면 원심분리 진공청소기와 비슷한 원리”라며 “진공청소기가 강하게 공기를 회전시켜 먼지를 분리해내는 것처럼 소용돌이 공기청정기는 물과 공기를 회전시켜 미세먼지 등을 물속으로 빨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스워셔는 친환경 혁신기술을 적용해 전력소모량이 시간당 최대 9Wh 정도로 낮다. 이 대표는 “스워셔는 하루 24시간 가동했을 때 월 전기료가 600원 정도로 일반 공기청정기에 견줘 3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소음도 33㏈로 낮은데, 이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속삭일 때 나오는 소음 수준이다. 또한 이중소용돌이 기술은 자체 헹굼 효과가 있어 물이 들어 있는 용기를 세척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물을 이용한 공기청정기라서 가습 효과도 높다. 가격도 19만원대로 저렴하다.

“공기청정기는 건강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제품입니다. 안전에 대한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기존 기술이 많이 취약하다는 것을 알았죠.”

이 대표는 “공기청정기 제품 98%가 필터를 사용한다”며 “이는 매립해도 썩지 않아 소각해야 하는데, 필터를 소각하면 공기질이 나빠져 다시 공기청정기를 사용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했다. 그래서 이 대표는 “건강을 지키면서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제품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이런 제품을 개발한 데는 학창시절부터 발명과 창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학생이던 2011년 특허기술기반창업에 관심이 있어, ‘경사형 두께 테이프’를 개발해 캠퍼스 특허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시 접촉 불량 유에스비(USB) 단자를 고정하는 구실을 하는 ‘경사형 두께 테이프’를 특허 등록까지 했다. 하지만 이후 유에스비 단자가 시(C)타입으로 점차 바뀌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이 대표는 “아쉽지만 좋은 공부가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설비엔지니어로 환경 안전 업무도 함께 담당했다. 하지만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는 2015년 삼성전자를 나와 변리사 공부를 하면서 차근차근 창업에 필요한 준비를 했다.

이 대표는 2018년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어 2019년 8월 친환경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스타트업 ‘공공’을 설립했다. 그는 “스워셔는 안전과 비용, 편의성을 1순위로 놓고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공공은 2019년 독일 국제 아이디어·발명·신제품 전시회에 참가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 전시회 본상 부문에서 동상, 특별상 부문에서 유럽발명협회연합회(AEI)에서 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랑프리와 러시아 고등과학교육부 금메달 등 3개 상을 받아 스워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공공은 이달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돼 2년간 정부 지원과 투자를 합쳐 최대 1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게 된다. 팁스 프로그램은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술아이템을 보유한 창업팀을 선발해 집중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자금 확보가 가장 힘든 부분인데 잘 해결돼 무척 다행스럽다”며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관악구가 건물을 제공하고 서울대가 운영하는 창업공간 ‘창업히어로4’에 입주했다. 현재 3명인 직원이 이달 2명 더 늘어난다. 공공은 앞으로 대중교통과 산업 현장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전남대, 한전케이디엔(KDN)과 함께 이중와류형 공기청정기술을 적용해 도로 위 미세먼지를 친환경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공기정화 수소버스를 개발하려고 준비 중이다.

공공은 해외 진출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현지 크라우드펀딩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스마트시티사업에 선정되면 내년부터 5년 동안 100억원 규모의 제품을 판매하게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회사 이름 ‘공공’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사람을 생각하는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