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모든 것 볼 수 있는 ‘녹색 정원’

서울, 이곳 강동구 ‘파믹스가든’

등록 : 2020-08-06 16:43 수정 : 2020-08-06 18:09
강동구 ‘파믹스가든. 강동구 제공

‘숲세권(숲+역세권)’이 뜨고 있단다. 집 근처에서 푸른 녹지를 즐길 수 있는 주거 지역을 선호한다는 것인데, 실내생활이 늘어난 요즘 같은 시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기분 전환을 위해 산도 좋지만, 가까이에 설렁설렁 산책할 수 있는 정원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 4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걷다보면 ‘파믹스가든’(상일동 145-6)이 나온다. 원래는 일부 주민이 텃밭을 가꾸던 공동체 텃밭이었는데, 지난 5월 그 벽을 허물고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름을 보면 어떻게 쓰이고픈 공간인지 감이 온다. ‘팜’(farm·농장)과 ‘믹스’(mix·혼합)를 합친 ‘파믹스’에, 정원을 뜻하는 ‘가든’(garden)을 더했다. 정서적 치유, 공동체 회복, 안전 먹거리, 친환경 등 다원적 가치를 담은 ‘도시농업’에, 힐링을 위한 ‘정원’ 기능까지 품겠다는 포부가 보인다.

입구를 따라 들어가니 눈앞이 온통 녹색이다. 8975㎡ 규모 파믹스가든은 기존 텃밭을 텃밭과 텃논, 정원, 쉼터 등으로 재정비했고, 원두막과 야외 테이블, 트렐리스(울타리) 등 편의시설을 늘렸다. 로즈메리, 라벤더 등 다양한 허브와 살구나무, 꽃사과나무 같은 관목을 심은 향기정원도 있다. 살랑대는 바람에 풀 내음을 느끼며 산책하고 앉아서 담소를 나누기 좋은 곳이다.

파믹스가든은 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장한다. 하반기에는 텃밭 수확물을 활용한 요리·만들기 등 생활예술 체험, 모종 심기부터 작물 수확까지 다양한 가족 체험,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수변휴게정원 옆에는 카페, 씨앗도서관, 강의실 등으로 구성된 도시농업 복합 커뮤니티 시설 ‘파믹스센터’가 있다. 스마트팜, 양봉장, 도시농업역사관도 자리해 도시농업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유유자적 여름 정원을 만끽했다면, 집으로 돌아가기 전 근처 ‘싱싱드림’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각종 쌈 채소, 오이, 토마토 등 싱싱한 농산물이 가득한 친환경 농산물 직매장이다. 매일 아침 친환경 인증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포장해 유통 마진 없이 판매한다. 농가에는 안정적 판로가 되고, 주민에게는 저렴하게 안심 먹거리를 공급하면서 상생을 실천한다.


도시에서 뭐 하러 농업을 하냐고 핀잔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도시농업은 어느새 생활 전반에 스며들었다. 텃밭을 넘어 도시형 정원으로 거듭난 파믹스가든이 체험, 나눔, 교육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공간이자 생활 만족도를 높여주는 모두의 정원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장한샘 강동구 언론홍보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