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초대형 조각 작품 ‘라파멜라’ 보러 세종뜨락에 가볼까

마놀로 발데스(~6월28일)

등록 : 2020-03-19 14:48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대응이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지 3주가 지났다.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잠시 멈춤’ 캠페인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여파일까. 문화예술계는 예정된 공연·전시 취소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관객 없는 공연이 열릴 정도로 일상이 변했다. 이런 와중에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전시 소식이 들려왔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화이트큐브의 실내 전시장이 아니다. 물론 마스크를 쓴다 해도 밖으로 나가는 것이 내키진 않지만 그나마 실내보단 낫다. 세종문화회관과 오페라 갤러리는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이자 ‘살아 있는 피카소’라 불리는 마놀로 발데스의 대형 조각작품 <라파멜라>(La Pamela)를 6월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위에 전시한다. 뉴욕과 파리에서 보던 세계적인 미술 거장의 설치작품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특별한데, 이 전시는 한국과 스페인의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특별전이다. 1942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마놀로 발데스는 현대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조각을 비롯해 드로잉과 회화, 판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달한 천재 예술가다. 처음엔 렘브란트, 고야 등 미술사 속 거장의 명작에서 영감을 구했단다. 대형 설치작품이 많은 마놀로 발데스는 두상 시리즈가 유명하다. 팝아티스트다보니 주로 일상의 소재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작품 <라파멜라>도 공원에서 모자 쓴 사람 머리 위에 날아든 나비를 본떴다. 세종문화회관 야외 공간 큐레이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전시의 작품은 파리의 방돔광장과 싱가포르의 가든베이, 뉴욕의 보태니컬 가든 등 전세계 명소에 설치됐던 것을 한국에 들여온 것이다. 입장료를 내고 제한된 사람들에게 국한했던 거장의 작품 전시를 모두가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공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뜻깊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장소: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위 세종뜨락 관람료: 무료 문의: 02-399-1152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