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동작구, 교통 약자용 무료버스 운행 확대

지난해 3개 노선 이어 지난 3일부터 4호차 운영

등록 : 2020-02-20 15:04
어르신들 “고지대 이동 편해져” 웃음

강서구, 초저상 버스 1대 추가로 도입

송파구, 중증장애인용 특화차 첫 운영

용산구는 6대 무료 운행 지자체 최다

동작구가 지난 3일부터 운행한 복지버스 4호 차를 타고 온 주민들이 13일 흑석동 본동종합사회복지관 근처 종점에서 내리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겨울은 추위에 떨면서, 더운 여름에는 땀 찔찔 흘리면서 걸어 올라와야 돼요. 지금은 한결 편해졌네요.”

김경자(76)씨는 얼마 전만 해도 전철 9호선 노들역에서 흑석동 본동종합사회복지관까지 500여m 거리를 걸어다녀야 했다. 춥거나 더운 날이면 고지대를 오르내리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달부터 동작구가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다닌다. 13일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본동종합사회복지관 근처에서 내린 김씨는 “지난 월요일에도 걸어 올라왔는데, 이제는 셔틀버스가 다니는 길을 아니까 버스를 탈 수 있어 무척 좋다”고 했다. 함께 본동종합사회복지관에 다니는 박순례(81)씨도 “5년을 걸어서 다녔지만 이제 버스를 타고 온다”며 좋아했다.

구는 지난해부터 좁은 골목길과 고지대 등 대중교통 소외 지역에 거주하는 교통 약자들이 공공시설을 좀더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복지버스를 운행하고 있는데, 올해 초부터 노선을 추가하고 차량 대수를 늘렸다. 복지1·2·3호 차에 이어 지난 3일부터 복지4호 차 운행을 시작했다. 동작구는 그동안 본동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던 셔틀버스를 구 예산을 지원하면서 동작구 무료 셔틀버스(복지버스) 4호로 편입시킨 것이다. 무료 셔틀을 늘리면서 25인승 버스 1대를 새 노선에 배치하고 노선도 새롭게 조정했다. 운행 횟수도 3회에서 8회로 늘렸다. 기존 1~3호 복지버스 운영에 연간 2억5천만원, 4호 차 운영에는 4850만원이 들어간다.


신설된 노선은 흑석동 동양중학교를 출발해 중앙대병원 후문, 노량진1동경로당, 사육신역사공원 등을 경유하는 노량진·흑석동 일대를 운행한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다닌다.

무료 셔틀버스에서 일일 안내를 맡은 정유지 본동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기 전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걸어오거나 사회복지사들이 모시고 왔는데, 어르신들이 많이 힘들어했다”며 “본동종합사회복지관까지 올라오는 마을버스가 없어 교통 약자뿐만 아니라 거주민도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셔틀버스가 기점인 동양중학교를 출발한 지 10여 분 정도 지났을 무렵 버스에 탄 송화자(76)씨는 “월요일과 목요일 홀몸노인들에게 배달할 도시락을 받으러 복지관에 간다”며 “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숨이 차고 헉헉거려 못 견딘다”고 했다. 이판순(79)씨는 “수요일과 목요일 복지관에 오는데, 운행 횟수가 늘어나 편해졌다”고 했다.

동작구는 이번 복지4호 차 운행으로 상도권, 사당2·3동권, 사당4동권, 노량진·흑석동권 등 4개 권역별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게 됐다. 구는 지난해 4월 무료 셔틀버스 복지1·2호 차를 운행하기 시작해, 6월에는 복지3호 차를 운행했다. 무료 셔틀버스는 교통 약자가 다니기 힘든 고지대 지역을 중심으로 권역별로 복지관, 보건소, 문화·체육시설 등 공공시설을 경유한다. 구는 지난해 첫 운행을 시작한 15인승 복지1·2·3호 차의 일평균 이용자는 200여 명으로 “주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운전기사님도 일반 버스보다 안전 운행을 하고, 안내하는 분도 무척 친절해서 좋죠.”

강서구 등촌동에 사는 이선희(61)씨는 몸이 좀 불편해서 직접 운전하지 못하고 대중교통과 무료 셔틀버스를 자주 이용한다. 14일 가양동 기쁜우리복지관 앞 무료 셔틀버스 정류소에서 만난 이씨는 “기쁜우리복지관에 다니면서 시간이 맞을 때 가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무척 좋다. 특히 초저상 버스라서 타고 내릴 때 무척 편리하다”고 했다.

강서구도 이번 달부터 교통 약자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를 확대 운영한다. 구는 서울 자치구 중 장애인 거주자가 가장 많고, 노약자 수도 증가하고 있어 교통 약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1대에서 2대로 늘려 운행한다. 2개이던 노선도 4개로 늘렸다. 새 노선은 장애인과 어르신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복지시설 위치, 유동 인구, 도로 폭 등 빅데이터 분석 결과와 장애인 단체 등의 의견을 반영해 정했다.

강서 1노선은 기쁜우리복지관, 등촌가양복지관, 염창역, 강서보건소, 강서구의회, 남부시장, 화곡2동주민센터, 강서구청 등을 거치고, 강서 2노선은 기쁜우리복지관, 화곡역, 강서구청, 강서노인복지관, 발산역, 마곡역, 수어통역센터, 방화3동주민센터, 서울식물원 등을 지난다. 무료 셔틀버스는 노선별로 평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20분까지 각 5회씩 운행한다.

2020년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자치구(괄호 안은 차량 대수)는 종로구(2), 중구(1), 성동구(2), 광진구(1), 동대문구(1), 중랑구(2), 성북구(2), 강북구(1), 도봉구(2), 노원구(2), 은평구(2), 서대문구(2), 마포구(1), 강서구(2), 관악구(1), 송파구(1), 용산구(6) 등이다.

송파구는 지난해 4월 서울시 자치구로는 처음으로 중증장애인을 위한 특화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특화차량은 휠체어 전동리프트가 장착돼 있고 휠체어 3대를 동시에 탑승시킬 수 있다. 은평구는 현재 운행 중인 무료 셔틀버스를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인데, 기존 휠체어 리프트 장착 버스가 아닌 초저상 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모두 6대의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용산구는 올해 3대를 신형 차량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