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허가 취소 전부터 시의회 “엄정한 문책 요구했다”

연중기획 서울 시민, 서울시의회에 묻는다!② 시예산 1/ 3 사용하는 시교육청 감시하는 교육위원회

등록 : 2019-04-25 16:12 수정 : 2019-05-23 15:12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교육위)는 상임위원회 가운데 가장 ‘뜨거운’ 곳이다. 교육은 사회 전체의 관심사이자 가정에서도 중요한 사안이다. 시민의 관심이 높다보니 이슈와 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최근엔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 스쿨 미투, 학교 환경의 유해성 등 이슈가 잇따르고 있다.

교육위는 13명의 시의원이 참여하며 소관 부서는 서울시교육청, 11개 교육지원청, 29개 직속기관(평생학습관, 도서관, 유아교육진흥원, 학생체육관, 교육시설관리본부 등)이다.

<서울&>과 (사)시민의 연중기획 ‘서울 시민, 서울시의회에 묻는다’의 두 번째 좌담회가 19일 은평구 서울시창의예술교육센터에서 열렸다. 좌담에는 장인홍 교육위원장(구로1)과 전병주(광진1)·채유미(노원5)·최선(강북3) 시의원이 참석했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시민 패널로 오진아 비영리 공익재단 ‘와글’의 기획위원이 나왔고, 김보근 <서울&> 편집장이 사회를 맡아 100분간 진행했다.

19일 오후 은평구 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에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장인홍 위원장과 채유미·전병주·최선 시의원이 <서울&>과 좌담회를 하기 전 센터 시설을 둘러보며 운영 현황을 살폈다. 문화예술 기반 창의 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센터는 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시설로, 최근 성동구에서 두 번째 센터 문을 열었다. 사진은 빛과 모래를 이용해 그림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샌드애니메이션실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해보는 모습. (왼쪽부터)시민 패널 오진아 ‘와글‘ 기획위원,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장인홍 위원장, 전병주·최선·채유미 시의원.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장인홍 시의원
장인홍 위원장 (9~10대)

구로시민센터 지방자치위원장

“사립유치원 비리 터지기 전부터 회계부정 철저한 감사 요구”


전병주 시의원
전병주 시의원 (10대)

7대 광진구의원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위해선 유아학교 전환해 국가가 책임져야”

최선 시의원
최선 시의원 (10대)

5~6대 강북구의원

“사립유치원 원비 인상률 가이드라인 준수하는 곳에는 재정지원하도록”

채유미 시의원

채유미 시의원 (10대)

리멤버 0416 세월호 활동가

“이른 아침과 저녁 돌봄 공백 해결 위해 돌봄교실 서비스 운영 확대 요청”

오진아 시민 패널

“석면 등 학교환경 관련 불안감크다 아이들 건강관련 어떤 대안있는지”


사회 교육위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말씀해달라.

장인홍 교육청을 견제하고 감시하며 교육정책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조례를 제·개정한다. 또 교육감이 편성하는 예산을 심의하며, 예산을 잘 집행했는지도 살핀다. 그리고 교육 현안을 포함해 교육청 업무 전반을 감사한다. 교육문화위원회였다가, 8대(2010년 7월)부터 교육청만 전담하는 교육위원회로 바뀌었다.

오진아 교육위에서 만든, 시민이 체감할 만한 조례를 소개해달라.

장인홍 2010년 이후 교육위에서 제·개정한 조례는 300여 건이다. 학생 인권, 혁신학교,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운영, 학교 급식 운영, 학교밖 청소년 지원 등이 있다. 특히 학생인권조례는 논란이 많았지만, 의미도 컸다. 교육청에 학생인권옹호관도 뒀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실행이 안 되기도 한다. 현장에서 한발 더 나가야 하는 측면이 있다.

채유미 시교육청 예산은 시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고 중요하다. 내년에는 10조가 넘을 거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도 많아 해야 할 일이 많다.

사회 사립유치원 문제가 중요한 논란거리가 됐다. 지난 3월 시교육청이 유치원 개학 연기를 주도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교육위는 이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장인홍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터지기 이전부터 회계 부정에 대한 교육청의 철저한 감사를 강조했고, 이후엔 전국 시·도의회 교육위원장들과 성명을 발표해 사립유치원 운영 실태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간담회도 열어 교육지원청별 감사 인력 확충을 통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청했다. 지난달에는 한유총의 무기한 개학 연기 방침 철회를 촉구했고, 교육청의 한유총 법인설립허가 취소 기자회견에 앞서 반교육적 행태를 일삼은 한유총에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을 발표해 교육청에 힘을 실어줬다.

오진아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와 관련해 교육청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교육위가 교육청에 개선을 요구한 부분은?

최선 학령기 아동 수가 계속 줄고 있다 보니 교육청은 국공립 유치원 늘리기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목표를 상향 조정해 진행하게 했다. 올해 교육청 예산 심의에서 ‘에듀파인’ 도입 외에 유치원 배정 시스템인 ‘처음학교로’의 도입과 원비 인상률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사립유치원에 인건비 등의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대부분의 사립유치원이 이를 따르고 있다.

전병주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유아학교로 전환해 국가가 책임지는 유아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공영형, 협동조합형, 매입형 등도 공공성 강화의 좋은 방향으로 보완해나가야 한다.

채유미 병설·단설 유치원의 운영 방식을 개선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폐회로텔레비전(CCTV) 설치를 지원할 수 있게 예산에 반영되도록 하려 한다. 이른 아침과 저녁의 돌봄 공백 문제에 대해서는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서비스 운영 확대를 교육청에 요청하고 있다.

오진아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라돈, 석면 등과 같이 학교 환경과 관련한 불안감도 크다. 학교 시설, 학교에서 주는 학습교구나 체육용품 등에서 환경호르몬이 나오기도 한다.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에 어떤 대안을 찾고 있는지?

전병주 지난해 11월 ‘학교 석면 안전 관리에 관한 조례’를 만들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는데, 참석자들이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걱정이 컸다. 지우개, 필통 등 63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이 기준치 이상 나왔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학교별로 공기청정기 설치를 확대하고, 교육청과 학교가 학습활동을 한 뒤 손 씻기, 청소할 때 마스크 쓰기, 학습교구 살 때 안전마크 확인하기, 천 제품 사용하기 등을 권유했다.

장인홍 시의회는 학용품·실내 환경 유해성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시민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 고민스러운 점은 교육청과 학부모의 눈높이가 다른 것이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희망을 좀더 가졌으면 한다.

오진아 스쿨 미투 문제에 교육청이 대책을 내놓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실효성 체감률이 낮다. 지난해 용화여고 사건에서도 문제를 일으킨 교사가 3명을 빼고는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스쿨 미투에 대한 교육위의 생각은 무엇인지?

채유미 용화여고는 제 지역구인 노원구에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시민단체들이 후보들을 접촉해 비위 교사들 처벌에 적극 나서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저도 약속했다. 교육위에서 교육청의 스쿨 미투 긴급대책반 활동을 회기마다 보고 받는다. 교육청에 강력한 처분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립학교들이 교육청 처분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선 사립학교는 ‘셀프 징계’를 하다보니 공립보다 징계가 약하다.

오진아 강서구의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공사가 주민 민원으로 늦춰진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서구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나 생길 수 있는 문제다. 지역구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면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궁금하다.

최선 특수학교 반대가 강서구 주민 다수의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수의 의견도 소중하지만 과다하게 대표되는 의견도 있다. 정책은 한쪽에 좌지우지되기보다는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한다. 강북구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애화학교, 한빛 맹아학교 등이 있다. 마을버스 노선 조정 때 주민들이 특수학교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해 오히려 마을버스가 골목에 들어오는 걸 반대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불편하지만 설득하고 결론을 끌어내는 게 필요하다. 또 결정이 나면 실행해야 한다. 행정의 강제성도 있어야 한다.

채유미 특수학급 만드는 것도 반대가 있다. 노원구의 수락고에서 특수학급(특별법 따라)을 조성하려 해도 교실이 없고, 학부모들이 반대하기에 어렵다고 했다. 교육위가 나서서 조정해 만들어졌다.

오진아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올해 모든 자치구에서 한다. 그간 성과에 대한 평가, 보완이나 개선 방향을 말씀해달라.

장인홍 초기엔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 선진국 수준의 교육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시설 투자가 많았다. 지금은 민·관·학 거버넌스가 중심이다. ‘마을이 학교다’ 등 교육에 다 같이 참여하는 것이다. 모든 자치구가 참여하면서 지역 특성 반영이 과제다.

사회 마지막으로 관심 있는 사안이나 바람을 말해달라.

장인홍 교육 분야는 보수적이라 금방 바뀌지 않아서 힘들다. 상임위 가운데 가장 시끄러운 곳이다. 활발한 토론이 있으면서도 조금은 조용한 교육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웃음)

최선 사립학교법 개정 없이는 변화가 어렵다는 한계를 느낀다. 하지만 교육청에 대안을 제시할 때 보람도 느낀다. 감사 때 유아 특수학교 4곳에 아이들이 50명이 안 돼 영양사를 못 두는 점을 지적해 영양 교사를 배정하게 됐다. 제안하고 과제 해결을 하려 한다.

전병주 어렵게 교육위에 들어와, 의욕과 의지는 넘친다. 입시교육에서 탈피해 학생들의 잠재 능력을 개발하는, 함께하는 교육이 될 수 있게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열심히 현장을 다녀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

채유미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육정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학교 부적응 아이들이 학급당 3명 이상으로 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계성지능 아동들도 적잖다. 의정 활동을 통해 집요하게 파고들겠다.

오진아 시의원들이 대안을 만들어 노력하고 있는 걸 알게 됐다. 시민 의견을 가까이에서 많이 들었으면 하는데,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웃음)

정리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