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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IT 담당 차관 “버스 안 빈자리 확인 시스템 인상적”

인터뷰 | 후쿠다 미네유키 전 내각부 부대신

등록 : 2019-03-21 15:31

이번 한국 스마트시티 시찰 투어단 참가자 15명 중 후쿠다 미네유키(55·사진)는 아베 신조 정권에 참여했던 일본 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다. 2017년 8월 내각부 부대신(차관)으로 임명돼 정보통신(IT) 업무를 담당한 중의원 3선 의원 출신이기도 하다. 2017년 9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대표를 맡은 신당 ‘희망의 당’에 참여하기 위해 자민당을 탈당해 그해 48회 중의원 총선거에 도쿄도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뒤 다마대학 객원교수로 일하고 있다.

5년 전 우연한 기회에 염종순 대표의 안내로 한국의 전자정부 실상을 본 뒤 한국의 정보화 선진 사례에 매료돼 이번을 포함해 다섯 번째 투어에 참가했다. 그는 이번 투어의 참가 계기에 대해 “스마트 지식을 이용해 일본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지는 일본에서도 큰 과제인데 한국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실현해가는지 공부하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노원에너지제로주택단지로 견학 가는 차 안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스마트시티 현장 방문 중 가장 인상 깊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서울시 지하 1층에 마련된 서울교통정보센터에서 목격한 버스정보터미널(BIT)를 꼽았다. 서울 시내버스정류장 8천 곳 중 4천여 곳에 설치된 전광판으로 버스 도착 시각과 버스 안 혼잡도를 표시한 시스템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 것을 고려하면 좀 의외의 답변이었다.

“일본도 도입돼 있지만 도쿄도와 요코하마 등 일부 도시에서 일부 노선에서만 운영합니다. 그것도 손님이 앉아서 갈 수 있는지 혼잡도는 (전광판에) 표시하지 않습니다. 버스 이용객은 아무래도 고령자가 많기 때문에 자신이 버스에서 앉아 갈 수 있을지는 중요하지 않겠어요?”

서울시에 따르면 혼잡도 정보는 `여유’ `보통’ `혼잡’ 등 세 가지로 표시되는데, 아이시(IC)카드가 내장된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접촉하면 버스 안 승객이 몇 명인지 금방 알 수 있다고 한다. 복잡한 기술도 아니고 기술 선진국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금세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쿠다 전 의원은 일본도 기술력은 충분하고 할 마음도 있지만 안 되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입하면 좋은데 왜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자리가 비어 있다고 해서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렸는데 버스 안에서 앉지 못했다는 불만이 들어오는 게 싫은 거죠. 퇴행적인 것이죠. 불만이 들어오지 않게 하려는 사고방식이 문제예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뻐할지 생각하는 게 아니라 99%가 좋아해도 1% 사람이 싫어하니 도입하지 않는 거죠.”

후쿠다 전 의원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일본이 높은 기술력에 비해 정보화 혁신이 더딘 이유의 일단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베 정권에서 부대신까지 지낸 보수 정치인이지만 그는 한-일 간 서로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염 대표의 ‘인터넷콜럼버스’가 한국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에서 한-일 간은 삐걱거리고 있지만 한 해에 700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하고, 300만 명 가까운 일본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민간 차원에서는 상호 교류가 깊어지는 현실이 있기 때문에 한-일 간의 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것이란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나아가 한국의 심각한 미세먼지 해결과 관련해 서울-도쿄-베이징 등 동북아 3국 수도 수장 회담 필요성에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고이케 도쿄도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그는 과거 일본도 1960~70년대 고도성장기엔 성장에만 힘쓰느라 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해 주변 국가에 폐를 많이 끼쳤다며, 이제 3국 수도 수장회의 등을 해 미세먼지 해결책을 마련해서 일본이 신세를 갚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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