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상징하는 소나무”

‘나무에서 만난 경영지혜’

등록 : 2024-02-01 16:15

“나무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나무지만 제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각각의 특성에는 경영의 지혜가 담겨 있다.”

산림치유지도사이기도 한 김종운 경영컨설턴트가 나무를 볼 때 주목하는 대목이다. 대학 때 나무에 대해 전공한 뒤 경영컨설턴트로 20년간 일해온 김 컨설턴트에게 나무는 지혜를 주는 존재다. 기업을 가꾸는 것은 나무를 가꾸는 것과 닮았음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무와 마찬가지로 기업도 잘 뿌리내리게 하고, 병충해를 피하게 하고, 햇볕을 받아 제대로 성장하게 해야 성공이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토양을 잘 일구고, 거름도 제때 주어야 하는 등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돌봄을 행해야 한다.

김 컨설턴트는 <나무에서 만난 경영지혜>(예미 펴냄)에서 모두 25개 나무를 보며 배운 다양한 경영의 지혜를 알려준다. 몇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소나무는 리더십을 상징하는 나무로 가장 처음 소개된다. 척박한 땅에 먼저 들어가고 그 땅이 비옥해지면 다른 나무에 자리를 내주는 소나무의 특성 때문이다. 메타세쿼이아는 아름답게 도열한 모습 때문에 기업 경영이 한 방향으로 잘 ‘정렬’되어 있어야 함을 상징하는 나무로 등장시켰다. 산속에서 만나 갈증을 해소해주기도 하지만 그 덩굴이 심하게 자라나 ‘갈등’을 만들 수도 있는 칡을 통해서는 기업의 효과적인 성과보상제도를 고찰한다. 유연성과 민첩성을 지녀 사람에게 쓰임이 많은 대나무는 많은 기업이 도입하려 하는 ‘애자일’ 경영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해준다.

저자는 또 인재는 아카시아처럼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폐한 땅에 아카시아를 심어 조림하듯, 인재를 영입하고 그들이 우리 기업의 토양에 잘 녹아들도록 경영자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단다. 성장 전략은 단단한 주목과 같이 치밀해야 하며, 조직은 엄나무와 같이 규율이 바로 세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매일 나무를 보지만, 김 컨설턴트처럼 나무의 목소리를 듣지는 못한다. 정작 나무는 경영의 지혜를 변함없이 얘기하고 있지만, 나무의 이름도 모르고 그 생태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그 속삭임이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책을 읽고 다시 나무를 찾아가면, 어느새 나무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려올 것만 같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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