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이상이 있다면 콧방울 옆을 눌러주세요

봄철이면 찾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부터 코를 건강하게 지키기

등록 : 2017-02-09 12:30
환기하기 어려운 겨울, 건조한 실내공기 탓에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 겨울철 코 질환으로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윤지혜 기자 wisdom@hani.co.kr

황사의 계절이 오고 있다. 봄과 함께 찾아오는 황사는 중국의 공업지대를 지나 한반도로 불어와 대기의 질을 떨어뜨린다. 4계절 내내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대기 질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미세먼지는 화석연료를 태우는 중에 생기는 황산화물이나 자동차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의 수증기나 암모니아와 결합해 생긴다. 교통량이 많은 수도권에서 미세먼지는 대기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므로 도시 거주자들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콧속 점막은 공기 정화해

오염된 공기는 호흡기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호흡기 가운데 가장 먼저 이상 신호를 보내는 것이 코다. 사람은 생명 유지를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호흡 활동이다. 사람은 호흡을 단 몇 분만 멈춰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코는 이렇듯 중요한 호흡기관이다.

코털은 먼저 바깥 공기에 묻어온 이물질을 거른다. 세 층으로 된 코 선반의 발달된 모세혈관은 공기를 덥히고 수분을 조절한다. 코로 숨쉴 때 내뿜는 콧김의 수분 양은 하루에 1ℓ에 이른다고 한다.

콧속의 점막은 항바이러스 성분과 살균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공기를 정화한다. 만약, 외부 공기가 그대로 몸속으로 들어가면 허파의 점막은 마르고 얼어붙어 우리 몸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 또 점막은 과도한 오염물질이나 신체 이상 등으로 상처를 입거나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단순한 비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코피 등 여러 가지 질병 형태로 이상 신호를 보낸다. 코 질환을 방치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해 더욱더 주의해야 한다. 면역 기능이 약한 유아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


콧물은 콧속에 들어온 바이러스와 대기 중의 독성 물질, 죽은 세포들을 바깥으로 배출하는 활동이다. 콧물이 많이 흐른다는 건 한편으로는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이 잘 작동한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쉴 새 없이 나오는 콧물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일으킨다.

코가 막히면 답답할 뿐 아니라 구강호흡(입으로 숨쉬기)에 의존하게 되는데, 구강호흡 의존도가 높으면 치아 부교합 등을 일으켜 외모가 달라지기도 한다. 잠잘 때 산소가 부족해지므로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 성장발육 장애, 성격 발달과 대인관계에 영향을 주기도 해 코 질환으로 생긴 연관 질환은 광범위하고 영향도 크다. 그래서 코 질환은 예방이 중요하지만, 작은 변화라도 생기면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코가 우리 몸의 다른 장기와 유기적인 관계가 있다고 본다. 코 질환 치료를 단순하게 보지 않고 그 원인이 우리 몸 어느 장기와 관계가 있는지를 살펴 치료하는 게 한의학의 전통이다.

한의학에서 코 질환 치료는 두 단계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콧물, 코막힘, 발적(피부나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때 그 부분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 부종 등 일차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개선이 첫 번째 단계라면, 두 번째로는 기혈과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약화된 면역체계나 오장육부 기능을 강화해 코 점막 재생과 섬모 운동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코와 관련된 경락의 흐름을 개선하는 침 치료, 면역력 강화를 위한 뜸치료 등을 더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콧방울 옆을 눌러주는 도인법, 콧속 세척, 반신욕 등도 코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주 환기하고 청결 유지해야

코의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기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 자주 환기하고 청소해 실내 먼지를 줄여야 한다. 햇볕으로 소독하는 것도 세균을 없애 코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공기 오염이 심한 날은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고, 금연하는 것이 이제 상식이 되었다.

비염이나 코감기 증세가 있을 때 양쪽 콧방울 바깥쪽으로 움푹 들어간 곳인 영향이라는 경혈을 지압해주면 좋다. 아이누리한의원 제공

실내에 공기정화 식물을 기르는 것도 코 건강에 좋다. 산세비에리아, 인도고무나무, 행운목, 스킨답서스, 산호수, 관음죽, 스파티필룸, 앤슈리엄(홍학꽃), 호마로메나, 테이블야자 등이 공기정화 기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는 습도와 온도에도 매우 민감하다. 실내온도는 18~20도, 습도는 50~60% 정도가 적당하다. 가습기를 쓴다면 자주 가습기를 씻어줘야 한다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젖은 수건이나 빨래로 집안의 습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음식도 주의해야 한다. 문명의 발달로 사시사철 차가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건 축복이지만, 찬 음식은 체온을 갑자기 떨어뜨려 코의 정상적인 생리반응을 방해한다. 어린이와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아이스크림이나, 찬 음료는 피하도록 한다.

중금속과 수은 등을 흡착하는 알긴산 성분을 많이 함유한 미역, 알레르기성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명태, 오메가3를 많이 함유한 고등어를 많이 먹는 것도 코를 건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메가3는 폐 질환 예방과 만성 염증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가 크다. 구아바 잎이나 작두콩은 비염과 축농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되는 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로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음식은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난다. 민간요법으로 알려져 있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 하지 않아야 한다. 알레르기가 없다면 음식을 골고루 먹고 인스턴트 음식, 튀긴 음식, 지나친 육류 섭취를 피하고 자연식품이나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평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코뿐 아니라 환절기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으면 온도 차가 큰 날씨에 체온 유지를 하기 좋다.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고 평소에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에 도움되는 자연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소현 한의사, 부부청담한의원 원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